"수혜자 마음 다독여 주는 '봉사의 명의' 됐으면"
업무 '현장중심 전환' 분소 추진
지난 3월 기준 회원 20만명 돌파
진료혜택 등 봉사자 복지도 확대
"일부 봉사자들은 현장에서 인증사진 찍기에 바빠요. 당사자야 기쁘겠지만 수혜자는 사생활이 노출되고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줄 수 있어요."
정진춘 남양주시자원봉사센터장은 현장에서 느낀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현주소를 꼬집으며 "봉사자와 수혜자가 함께 기쁘고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상태가 돼야 한다"며 쓴소리를 마다치 않았다.
봉사자들은 '아가페적인 사랑', '부모의 희생적 사랑'처럼 조건 없는 사랑과 헌신을 마음속에 품고 실행해야 한다는 게 정 센터장의 소신이다.
농협 조합장과 제7대 남양주시의회 의원을 역임한 정 센터장은 2020년 8월 센터장으로 부임한 이후 한 차례 연임해 4년 가까이 자원봉사센터를 이끌고 있다.
그가 부임한 2020년도의 센터는 코로나19 사태로 외부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초·중·고교의 학생 봉사활동 이수 시간도 크게 단축되면서 존폐 위기를 겪기도 했다.
정 센터장은 "힘든 시기에 중책을 맡아 어려움이 많았지만, '위기는 기회'라는 마음으로 대대적 변화를 시도했다"며 "기존의 사무중심의 업무를 현장중심으로 전환하고 적극적으로 분소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의 활약으로 센터는 2021년 10월 진접읍에 북부분소를 개소, 각 읍면동에 전담직원을 배치해 자원봉사자 관리·교육, 환경프로그램 운영, 프로그램 발굴 등 현장 중심의 자원봉사체계를 형성했다.
이 사업은 봉사자의 접근성과 수혜자의 혜택을 향상시키는 등 큰 호응을 얻었고, 신규 자원봉사자들의 활발한 유입까지 더해져 지난 3월 자원봉사자 20만명을 돌파하는 큰 역할을 했다. 이는 남양주시 전체 인구(73만2천810명)의 28%에 해당하는 수치다. 센터는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조안, 금곡, 양정동 일대에도 지역봉사단 발대식을 준비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이외에도 신체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 돌봄, 간병인비 등을 지원하는 '자원봉사자 돌봄사업 품앗이', 관내 병원 협약으로 인한 '진료혜택' 등 봉사자들을 위한 복지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남은 임기 동안 우리 센터가 명실상부한 복지와 봉사의 컨트롤타워가 되도록 노력하고 싶다"며 "휴면상태의 개인 및 단체 봉사자들을 독려해 이끌어 내고, 현장중심으로 개편된 조직을 안착시켜 봉사저변을 확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봉사는 힘들게 하면 안 된다. 하루 6시간 청소와 빨래를 한다면 그건 봉사가 아닌 노동이다. 즐겁고 행복하게 해야 또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수혜자도 지속적인 보살핌을 받는다"라며 "의사만이 명의가 아니다. 사람 마음을 다독이고 보살펴주는 봉사자분들이 곧 명의"라고 당부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z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