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우선협상대상자 '사업 포기'
2순위·공공사업자 시행 의사 타진
고금리 기조 등 건설사 찾기 '난항'

파주시가 자족도시 건설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운정테크노밸리 조성사업이 부동산경기 침체와 고금리 직격탄을 맞아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가 시공사를 찾지 못해 사업을 포기하는 등 대형 건설사들이 지식산업단지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서 '사업 성패'를 가름할 신규 건설사 찾기는 한층 더 어려워지고 있다.

8일 시에 따르면 시는 운정신도시 옆 연다산동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차량기지 연접지역의 47만2천600㎡ 부지에 4천729억원(민간자본 100%)의 사업비를 투입해 오는 2028년까지 첨단 및 지식기반산업단지(ICT)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9년 10월 운정테크노밸리 기본구상 및 타당성 용역을 거쳐 다음해 10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산업단지 물량을 공급받아 2021년 1월 ICT 산업단지 지정계획을 고시했다.

시는 2021년 6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3차례 민간사업자 공모절차를 거쳐 2022년 10월11일 메리츠증권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공동사업시행자인 파주도시관광공사도 2023년 6월 특수목적법인(PFV) 설립에 필요한 시의회 출자동의를 받아 같은해 12월11일 메리츠증권컨소시엄과 사업협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추진이 본격화됐다.

그러나 사업시행자인 메리츠증권컨소시엄이 지난 4월11일 시에 '사업 포기'를 통보하면서 ICT 조성사업은 추진 동력을 잃게 됐다. 메리츠증권컨소시엄의 사업 포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동산 및 금융시장 경색이 심화하면서 공모 시점 대비 조성원가 및 금융비용이 상승해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 것이 이유로 알려졌다.

시는 이에 따라 지난 4월16일 파주도시관광공사와 메리츠증권컨소시엄 간 맺은 사업협약을 해지하고 제2순위 협상대상자와 협의를 시작하는 한편 한국토지주택공사(LH)·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공공사업자에게도 사업시행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부동산 및 금융시장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민간사업자의 사업동력이 크게 떨어져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공모 차 순위자 사업자와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공공기관과의 공영개발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올해 안으로 사업시행자 재선정 공모를 거쳐 오는 2025년 산업단지계획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하지만 전국적인 부동산시장 침체와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공사원가 상승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때문에 신규 건설사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군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건설·부동산 경기불황 속에 고금리 상황까지 겹쳐지면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가 가능한 건설사들의 참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아파트 등 주거용 택지개발을 병행할 수 있지만, 이 역시 경기불황과 맞물려 시공사 찾기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