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엔 사랑을 싣고… 30년째 '봉사 핸들'
9년째 12개 읍·면 어르신 효도관광
매일 학교앞 교통정리 '안전 등굣길'
지역축제장 원활한 교통 차량 통제

"지역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시작한 게 벌써 30년입니다. 이젠 어르신들을 보면 제 부모님 같고 아이들을 보면 저희 자녀 같습니다."
(사)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박경신(64) 양평군 지회장과 20여명의 연합회원들은 매년 양평군 12개 읍·면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효도관광을 떠난다.
1년 중 가장 꽃이 만개했거나 햇살이 좋은 날, 생업인 개인택시는 지역 내 어르신들의 일일 관광택시가 된다.
회원들은 뒷좌석에 어르신들을 모시고 벚꽃 피는 청풍호, 탁 트인 바다가 있는 속초 등으로 떠나며 집 앞부터 관광지에 들렀다 다시 귀가하기까지 모든 것을 책임진다. 조수석엔 일일 도우미를 자처하는 회원들과 가족, 봉사자들이 힘을 모으며 식비·기름값·통행료 등 모든 경비는 회원들이 자부담한다.
박 회장은 "우리 군이 점점 고령화되며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 많아지셨다. 외출이 어려우시기에 여행은 꿈도 못 꾸신다"며 "각 읍면 복지과의 도움을 받아 어르신들을 모신지 9년이 됐다. 코로나 때문에 지난 3년은 못 뵈었으나 그전까지 3개 면을 제외하고 나머지 읍면의 어르신들을 모두 모시고 갔다"고 말했다.
그는 "어르신들이 관광이 끝나면 손을 잡고 우시기도 한다. 나중에 영업하다가 차에 모시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 제복을 보면 반갑게 맞아주신다"며 "지역에서 돈벌이도 좋지만 할 수 있는 걸 찾자 해서 뭉친 우리 회원들이다. 시간을 빼주는 게 항상 고맙다"라며 회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매일 아침 학생들이 등교하는 시간도 모범운전자회 양평군지회의 따스한 손길이 가득하다.
모범운전자회는 공식적으로 경찰의 보조 근무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회원들은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신호기를 다루며 꼬리물기 하는 차들을 통제해 미연에 사고를 방지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군에서 추진하는 각종 축제에서도 원활히 교통이 이뤄지도록 차량들을 통제한다.
박 회장은 "시간이 돈인 우리 회원들이 운전대를 놓고 봉사를 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도 각종 행사에 기쁜 마음으로 동참해 주어 고맙다"며 "현재 대부분의 회원이 50대 이상이다. 이전과 달리 '우리'라는 개념이 많이 옅어졌다. 봉사의 맥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택시운전대를 잡은지 35년이 됐고 그 중 30년을 모범운전자 연합회에 있었다. 아직 효도관광을 못하신 나머지 3개 면의 어르신들이 계신다. 일단 군 모든 읍면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가는 것이 목표"라며 "올해는 단풍이 가득한 시기에 동해안으로 어르신들을 모시고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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