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여년 전 사비성 위치했던 곳 백제문화단지 '백미'

관북리·능산리 유적·부소산성·정림사지 5층 석탑 등
수많은 유적, 자연스럽게 역사 배우는 여행코스 주목
국립부여박물관엔 국보 287호 '백제금동대향로' 전시
백마강서 고증 통해 재현한 '황포돛배' 이색체험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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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문화단지 야경. /충남도 제공

푸른 하늘, 따뜻한 기온. 5월은 아이들과 나들이 가기 좋은 날씨로 주말마다 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진다.

충남 부여는 역사 유적과 자연 풍경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역사를 알게 되거나 감성을 키울 수 있는 좋은 선택지다.

1천400여 년 전 백제의 고도(古都) 사비성이 위치했던 곳으로, 관련 유적인 관북리 유적, 능산리 유적, 부소산성, 정림사지 5층 석탑 등과 국립부여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특히 1994년부터 2010년까지 17년에 걸쳐 조성한 백제문화단지는 역사문화관광지의 정점을 찍었다. 이밖에 백마강 황포돛배 유람, 규암마을 자온길과 123사비공예마을 등을 즐길 수 있다.

이번 주말 옛 백제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 백제문화단지


백제문화단지는 국내 최초로 삼국시대 백제 왕궁을 재현한 곳이다.

대표적 사찰인 능사와 위례성, 5층 목탑 등을 포함한 유적지를 비롯해 왕이 머물던 사비성부터 평민들의 삶을 보여주는 생활문화마을까지 있다.

남쪽문인 정양문을 들어서면 널찍하게 조성된 광장과 함께 정면 중앙에는 사비궁의 정문인 천정문과 정전인 천정전이, 오른편에는 왕실사찰과 5층 목탑 꼭대기에서 황금빛을 내는 상륜을 볼 수 있다.

천정문을 넘어 사비궁에 들어서면 천정전까지 승천하지 못한 용(반용)이 S자로 새겨진 전돌이 바닥에 깔려있다. 1933년 부여 외리에서 발굴된 문양전 8점 중 한 가지 문양을 이용했다.

정궁인 천정전은 신하들이 왕에게 신년인사를 하거나 국가의식을 거행하고 외국 사신을 맞이하던 왕국의 중심건물로 중심에는 어좌가 있다. 어좌의 각 부위 디자인은 그동안 알려진 백제의 주요 문양을 차용했다. '천정'이라는 명칭은 국가의 큰 정사를 하늘에 고해 결정했다는 천정대에서 따왔다.

천정전의 동쪽에는 왕과 문신들이 집무를 보는 문사전과 문신들의 공간인 연영전, 서쪽에는 왕과 무신들이 집무를 보는 공간인 무덕전과 무신들의 공간인 인덕전이 있다. 사비궁 옆에 재현된 왕실사찰 능산리사는 중문-탑-금당-강당 일직선 구조로 일본의 법륭사를 모델 삼은 38m 높이 5층 목탑과 대웅전(금당), 자효당(강당), 향로각(서부속채) 등으로 구성됐다.

이밖에도 백제 귀족과 평민들의 삶의 공간을 재현한 생활문화마을이 사비궁 서쪽으로 구현됐다. 군관주택, 귀족주택, 건축가의 집 등 각 계급이나 직종별 주택에 백제 인물의 이름을 붙여 자연스럽게 주택 주인의 계급과 직업을 나타냈다.

생활문화마을 뒤편으론 백제 한성시기(B.C. 18-A.D. 475)까지의 백제 도읍을 재현했다. 토성을 둘렀으며, 성 내에는 왕궁과 함께 당시 생활상을 나타내 초기 백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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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림사지 5층 석탑. /충남도 제공

■ 함께 볼만한 곳

# 국립부여박물관과 정림사지 5층 석탑


=국립부여박물관은 백제 문화의 정수로 손꼽히는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의 진품이 전시된 곳이다. 어두운 공간에 홀로 전시돼 있어도 관람객들이 보자마자 탄성을 터트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백제금동대향로는 1993년 능산리 고분군 방문객들을 위한 주차장을 건설하다 우연히 완벽한 모습으로 발굴됐으며, 역사적 가치와 함께 예술적 가치도 매우 높다.

각 전시실을 잇는 박물관 로비에서는 1시간마다 레이저 미디어쇼도 진행한다.

정림사지 5층 석탑은 국보 제9호로 부여군 도심에 있다.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백제를 정벌한 기념탑'이라는 뜻의 글귀를 탑에 새겨 '평제탑'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좁고 낮은 기단 위에 5층의 탑신을 세운 모습으로, 기단은 각 면의 가운데와 모서리에 기둥돌을 끼웠다. 탑신부의 각 층 몸돌에는 모서리마다 기둥을 세워놓았는데, 위아래가 좁고 가운데를 볼록하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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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금동대향로. /대전일보=윤신영기자

# 백마강 황포돛배 유람선


=도도히 흐르는 금강은 전북에서 시작해 충북과 충남을 돌아 서해로 흘러들어간다. 금강의 부여 호암리 천정대부터 세도 반조원리까지 16㎞ 구간을 백마강(白馬江)이라 한다. 백마강의 '백'은 나라 이름, '마'는 '크다'는 뜻으로 '백제의 큰 강'이란 뜻을 담고 있다.

백마강에는 구드래, 고란사, 수북정 등 3개의 선착장이 있어 유람선을 탈 수 있다. 유람선은 고증에 따른 백제시대 황포돛배로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구드래선착장에서 출발하는 황포돛배는 30명 이상 승선해야 출발한다.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줄을 서야 할 만큼 인기가 좋은 여행 장소다.

구드래 선착장에서 10분쯤 배를 타고 가면 고란사 선착장이 나온다. 해 질 때쯤 가 배를 타면 눈앞에 절경이 펼쳐진다. 천정대, 낙화암, 왕흥사지, 구드래, 수북정, 자온대 등 줄을 잇는 백제 유적지들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고란사 선착장에서 내려 주변을 산책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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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강 황포돛배 유람선. /충남도 제공

# 규암마을 자온길과 123사비공예마을


=규암마을 자온길은 본래 빈집이 많던 곳으로, 최근 카페와 서점, 게스트하우스 등이 들어서면서 활기가 돌고 있다.

자온길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규암마을의 대표 명소 책방세간은 과거 담뱃가게였던 곳을 개조해 만든 부여의 유일한 독립서점이다. 책방 외관은 예전 가게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80년 된 담배 가게를 허물지 않고 창조적으로 재해석해 꾸몄다.

책방에 이어 카페 수월옥, 음식점 자온양조장, 숙소 작은 한옥 등도 오래된 한옥과 양조장을 매입해 꾸민 명소다.

부여군은 공예에 초점을 맞춰 123사비공예마을을 운영하고 규암마을에 위치한 12개 공방을 지원한다. '123사비'는 123년에 이르는 사비백제 역사를 바탕으로 공예인의 손길을 따라 새롭게 태어나는 규암마을이 되고자 하는 염원을 담은 이름이다.

/대전일보=윤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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