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유치 과정에서의 뇌물 스캔들을 시작으로 판정 시비의 연속, 약물 파동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이 25일 막을 내렸다.
한국은 금메달 2, 은메달 2개를 따는데 그치며 종합 14위에 머물러 4회 연속 '톱 10 진입'이라는 목표 달성은 실패했다. 이번 동계올림픽을 통해 우리는 2가지 중요한 사실을 인식해야 하고 또 극복해야 한다.
우선 석연찮은 심판 판정을 비롯한 불운이 겹치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것이 10위권 진입 실패의 외형적 이유다. 그러나 한국 동계스포츠의 문제는 단순한 순위보다는 쇼트트랙에만 지나치게 집중된 기형적 구조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수준에 올랐다고 자부(?)하는 스피드스케이팅의 경우도 이규혁 선수가 남자 500m에서 5위를 차지한 게 최고 성적이며 스키나 바이애슬론, 루지 등에서는 모두 최하위권의 성적에 그쳤다.
우리의 체격과 적성에 맞는 종목에 시급히 눈을 돌려 메달수는 우리보다 적지만 전 종목에 걸쳐 10위권 이내의 고른 성적을 낸 일본(은1·동1, 종합 22위)을 본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를 가슴아프게 하는 것은 편파판정의 미국 언론의 왜곡보도만이 아니라 선수들의 억울함을 제대로 이야기해보지도 못한 한국 스포츠 외교력의 허약함이다.
일관되고 강력한 주장으로 IOC 위원장의 사과를 얻어낸 러시아, 2위에 그친 자국 선수에게 공동 금메달을 선물해준 캐나다와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던 우리 외교력의 나약함은 국민들의 가슴에 편파판정보다 더 큰 상처를 남겼다.
한국은 3명의 IOC위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환상 속에만 취해있을 뿐 이번 대회에서 불이익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스포츠 외교력의 한계를 넘어야 하는 과제는 경기력 향상에 못지않은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