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2함대 지휘통신대대 안효림 상사가 최근 기증할 모발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4.5.16 /해군 2함대 제공
해군 2함대 지휘통신대대 안효림 상사가 최근 기증할 모발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4.5.16 /해군 2함대 제공

해군 2함대사령부(이하 2함대) 지휘통신대대 안효림 상사가 환우를 위해 17년간 모발을 기른 뒤 최근 네 번째 모발을 기증해 주변에 귀감에 되고 있다.

안 상사가 모발 기증을 처음 결심한 것은 2007년 가을이다. 당시 해군 부사관후보생 216기로 입대해 군사훈련을 받던 안 상사는 외박 중 백혈병으로 투병하던 조카를 병문안했다. 조카의 항암치료 소식을 전해들은 부사관후보생 동기들도 헌혈증을 모아 안 상사에게 전달했다. 이때 안 상사는 여러사람의 도움이 모이면 누군가에겐 큰 희망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리고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어린 조카를 보며 모발을 길러 기증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안 상사의 17년간의 모발 기증은 결코 쉽지 않았다. 모발 기증 방법과 유의사항을 확인한 안 상사는 염색이나 펌 등을 하지 않고 건강한 모발을 기증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혹시 본인의 모발이 단체생활에 피해가 가지 않을까 싶어 평소에는 머리망으로 단정히 정돈하고 씻고 난 뒤에는 머리카락을 깨끗하게 회수해 가져다 버리는 것이 습관이 됐다.

2007년과 2014년 두 차례 소아암 환자를 위한 기증단체인 하이모에 55㎝, 2017년 한국백혈병환우회에 35㎝, 그리고 이번엔 소아암 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단체인 어머나 운동본부에 50㎝를 전달하는 등 총 140㎝의 모발을 기증했다.

2013년 해군 전우와 결혼해 두 아들을 둔 워킹맘이기도 한 안 상사의 선행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첫째 아들이 2018년 ‘1형 당뇨’ 판정을 받아 6년여간 투병중이지만 안 상사는 항상 긍정적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며 ‘1형 당뇨’에 대한 인식 개선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또 사회적 약자를 위한 후원단체인 굿네이버스에 기부를 계속하고 있고 장애인 봉사단체인 초록봉사단에도 가입,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중단했던 2함대 여군·여군무원 봉사단 활동 재개를 계획하는 등 이웃을 위한 나눔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안 상사는 “모발 기증은 작은 나눔이지만 소아암, 백혈병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큰 기쁨과 희망이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해군의 일원으로서 맡은 바 임무 완수는 물론 이웃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을 계속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