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호명 경동대학교 대회협력실장이 최근 ‘회복해야 할 지명 두험천’이란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2024.5.20 /경동대 제공
유호명 경동대학교 대회협력실장이 최근 ‘회복해야 할 지명 두험천’이란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2024.5.20 /경동대 제공

양주 불곡산에서 발원해 한강으로 이어지는 중랑천이 원래 ‘두험천’이란 이름으로 불렸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향토사 연구가로 활동하는 유호명 경동대학교 대외협력실장은 그간 중랑천과 관련한 연구자료들을 정리해 최근 ‘회복해야 할 지명 두험천’이란 주제로 강연회를 열었다.

유 실장은 전문 연구가는 아니지만 취미생활로 시작한 향토사 연구가 이제는 전문가에 견줄 만큼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번 강연회도 그가 오랜 기간 발품을 팔어 직접 수집하고 연구한 고지도와 문헌 자료를 토대로 하고 있다.

그는 강의에서 “중랑천은 양주 발원지에서 의정부시 호원동에 이르는 지방하천과 그 하류 국가하천의 조합”이라며 “지방하천 중랑천의 경우 역사적, 문화적으로 서울 중랑천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 실장의 연구에 따르면 중랑천은 서울 중랑구에 있던 중량포(中梁浦)의 변형으로 조선왕조실록에 중량(中良·中梁) 20회, 충량(忠良) 10회, 중랑(中浪) 2회 등 포구로 32회 등장한다.

오늘날 중랑천으로 불리는 하천은 상류서부터 두험천, 서원천, 한천(미천), 송계(속계), 중량포로 구간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렸다고 한다.

유 실장이 찾은 십수 종의 조선시대 지도에도 지금의 중랑천에 상류 개울 두험천과 하류 포구 중량포가 위·아래 차례로 나란히 표기돼 있다. 1940년 발행된 신문에도 두험천이라는 하천명이 쓰였고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의정부 지역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됐다.

중랑천이란 이름은 1969년에서야 처음 신문기사에 등장했지만 두험천은 사라지고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유 실장은 “의정부와 양주에서 공감대를 만들어 ‘지방하천 중랑천’ 명칭 변경을 민원이나 청원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며 “두험천 이름 되찾기는 경기도 분도나 치수에서 친수로 전환하겠다는 의정부시의 정책과도 상통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