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인천 SSG 랜더스의 에이스 김광현(36)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시즌 4승에 8번째 도전했지만, 패전 투수가 됐다.
김광현은 지난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와3분의2이닝 동안 81구나 던지며 7피안타(2홈런) 4볼넷 7실점으로 무너졌다. 김광현의 올 시즌 최소 이닝과 최다 실점 타이기록이다. 4월 4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2와3분의2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당시 교체 사유는 허리 통증이었다. 이달초 NC 다이노스전에서는 4와3분의1이닝 동안 7점을 헌납한 바 있다. 이날 경기는 김광현의 시즌 첫 ‘무탈삼진’ 경기이기도 했다. 김광현이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삼진을 잡지 못한 건 2015년 5월 14일 홈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 이후 약 9년 만이다.
김광현은 4승째 도전하면서 호투를 한 적도 있지만, 타선과 불펜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기를 반복하다가 이번 LG전에서 무너졌다. 김광현의 올 시즌 성적은 12경기에서 3승4패 평균자책점 5.40에 그치고 있다. SSG는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김광현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2군으로 보냈다.
김광현의 최근 승리는 지난달 10일 홈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이었다. 당시 김광현은 6이닝 4피안타(1홈런) 2실점으로 8-4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리그 통산 161승을 거두며 김광현은 정민철 해설위원과 다승 공동 3위로 올라섰다. 김광현이 단독 3위가 되기 위해 1승이 필요하지만 그 1승이 쉽지 않다.
에이스와 함께 SSG 선발진도 동반 부진에 빠졌다. SSG 선발 평균자책점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6점대를 기록하며 최하위에 자리했다. 올 시즌 리그 퇴출 1호 외국인 선수인 로버트 더거를 대신해 영입한 드류 앤더슨은 아직 5이닝 소화를 못하고 있다. 다른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내복사근 파열로 6주가량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국내 선수들도 들쭉날쭉한 투구를 보이고 있다. SSG는 엘리아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6주간 영입한 일본 독립리그에서 뛴 오른손 투수 시라카와에게 기대를 건다.
선발 투수들이 경기 초반 분위기를 가져오지 못하자 SSG는 연패에 빠졌으며, 어느덧 승률 5할 아래로 떨어졌다. 이제 하위권의 추격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숭용 감독은 29일 “사실 김광현이 지난번에 빠질 계획이었는데, 엘리아스도 빠져 있고 팀이 힘든 상황이라 광현이가 ‘한 번 더 던지겠다’고 얘기했다”면서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에이스이자 고참으로서 그렇게 말해주고 던진 거에 대해 감독으로서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