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신한일전기' 부지 용도변경
개발사, 인근 아파트에 진정 요청
입대의 공고에 "우롱 행위" 싸늘
市 "공업지역 존치, 변경 어려워"
부천 '신한일전기 공장부지' 개발에 공을 들여온 대형개발사가 인근 주민들에게 토지용도 변경 진정서 제출 대가로 쓰레기종량제 봉투 지급을 약속하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진정서를 제출하면 그 보답으로 쓰레기종량제 봉투를 주겠다는 것인데, 주민들은 개발사의 발상이 '어이없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30일 부천시 등에 따르면 최근 송내동 일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신한일전기 공장부지의 주거용도 변경을 위해 주민 진정서 제출을 요청하는 공고문이 부착됐다. 해당 단지 입주자대표회의가 내건 게시문에는 이날까지 부지 용도변경 진정서를 제출한 입주민에 한해 일반종량제 봉투 20ℓ 10매와 10ℓ 10매를 각각 지급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입대의는 진정서 제출을 결정한 배경과 함께 지난 20일 열린 회의 결과도 함께 공고했다. 이 공고문에는 사업주체인 화이트코리아(주)의 주거용도변경 진정서 서명 요청에 따라 입대의가 경영진과 세부협의를 거쳐 입주민의 진정서 제출을 의결했다고 명시했다. 이 밖에도 화이트코리아 측은 해당 단지에 감나무 24주, 대추나무 24주 등 조경수 식재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주민의 자발적 참여가 우선돼야 할 진정서 제출이 개발사의 '생색내기식' 금품 살포로 얼룩지고 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주민 A씨는 "개발사가 막대한 이익이 예상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우는 아이 곶감으로 달래듯' 하고 있다"며 "진정서를 내면 쓰레기봉투를 주고, 안 내면 안 주겠다는 식은 명백히 주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쓰레기 봉투라는 금품을 미끼로 내건 것 자체가 문제"라며 "개발사가 자신들의 이익 사업에 지역개발을 바라는 주민 염원을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화이트코리아 측은 "공장부지 개발을 원하는 주민이 많아 입대의와의 협의를 거쳐 진행한 일"이라며 "진정서를 내주는데 대한 소정의 답례 차원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시는 주민들의 진정이 있더라도 주택용도 변경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주택용도 변경을 위한 진정서가 접수되면 내부 검토는 하겠지만, 이미 공업지역 존치가 결정된 터라 현실적 반영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한일전기 공장부지(3만2천여㎡)는 2021년 8월 개발사인 화이트코리아에 매각됐으나, 시가 2022년 해당 부지에 대해 공업지역 존치를 결정하면서 사실상 개발이 멈춰선 상태다.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쓰레기봉투 줄게, 진정서 다오'
입력 2024-05-30 19:53
수정 2024-06-0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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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3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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