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증식 등 건강 위협 지적 나와

맨발로 걷기 더 좋은 길을 조성하기 위해 주민참여사업으로 시행된 안산천 산책로 정비공사가 오히려 그 취지를 망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4일 안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4월26일부터 오는 14일까지 2억3천여만원을 들여 '맨발걷기' 명소인 안산천변 1천70m(안산11교~15교 구간) 산책로를 정비한다.
지난해 5월 주민들이 '맨발 걷기 좋은 호수 둘레길 사업'을 제안했고 시는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확정, 지난 4월 공사에 착수했다. 시는 주민 건강증진을 위해 걷기 좋은 산책로 제공 효과를 기대하고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주민 반응은 오히려 정반대다. 주민참여예산사업인 만큼 그 취지와 목적에 맞게 맨발 걷기 좋은 길을 조성해야 하는데 일반 산책로를 만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등 맨발 걷기 옹호자들은 길을 조성할 때 부직포를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접지(일명 어싱, Earthing)에 의한 자연치유가 맨발 걷기의 가장 큰 목적인데 부직포와 같은 인공물이 중간에 삽입될 경우 접지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또 부직포가 있으면 세균 증식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말한다.
안산천 산책로 정비사업은 부직포를 깔고 마사토를 덮어 마감하며 현재 막바지 공사 중이다. 토사 및 배수를 위해 부직포 설치가 필수고 또 토목 공사의 매뉴얼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더 나은 맨발 걷기 둘레길 조성을 위해 사업을 제안했는데 일반 산책로로 조성되면 굳이 예산을 들여 공사를 벌일 필요가 뭐가 있겠느냐"며 "오히려 예산을 들여 맨발로 걷지 못하는 길을 만드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안산천 산책로는 오래돼 돌뿌리 등으로 노면이 불량하다 보니 정비가 필요하긴 했다"면서 "주민 제안 사업이지만 공사 매뉴얼 상 부직포 설치는 필수이고 이미 상당부분 공사가 진행된 터라 변경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