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더 자제 주무기 '투피치' 통해
프로야구 인천 SSG 랜더스의 대체 외국인 투수 시라가와 게이쇼(23·등록명 시라카와)가 이달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전날 취업비자가 발급됐으며 구단에선 등번호 43번을 배정했다. 곧바로 등판이 이뤄진 것이다.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부상으로 인해 KBO리그 역사상 첫 단기 대체 외국인 투수로 SSG 유니폼을 입은 시라카와는 자신의 프로 무대 첫 등판에서 5이닝 동안 92구를 던지며 3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KBO리그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초반 긴장하며 볼넷을 내주기도 했지만,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실점 없이 막았다.
SSG 타선도 9점을 올리며 새 외국인 선수를 지원했다. 시라카와는 2009~2011년 KBO리그에서 뛴 가도쿠라 켄 이후 13년 만에 등장한 일본인 투수로,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었다.
시라카와는 KBO리그 데뷔전에서 92구 중 직구(49개)와 커브(18개), 포크볼(14개), 슬라이더(7개)를 섞어 던졌다. 송신영 SSG 투수코치는 리그 데뷔 무대였던 경기에서 포수 이지영에게 좋은 거 한두 개만으로 하자고 지시했다. 속구와 떨어지는 변화구를 중점으로 던진 것이다. 때문에 시라카와는 컷패스트볼은 던지지 않았으며, 슬라이더 비율도 더 높일 수 있었지만 자제했다. 생소함으로 키움 타자들을 상대했다.
송 코치는 "속구와 함께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변화구와 떨어지는 변화구 정도만 해도 3개의 구종이고, 그 정도만 해도 처음 만나는 타자들이 어려워했을 것"이라면서 "보시다시피 투구폼이 와일드하다. 아직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조금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도 있지만, 투구를 지속하면서 안정된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시라카와는 "경기 초반 다리가 계속 떨렸다"면서도 "4~5회에 안정을 찾고 내 공을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라카와의 다음 등판은 오는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숭용 SSG 감독은 "주자가 있으면 패턴을 바꾸는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면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첫 경기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서 좀 더 편안하게 던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라카와의 생소함과 실력이 롯데를 상대로도 통할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