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분당 소재 야구장 이전 추진
야당 반대에도 예산 편성
사전 의견 수렴 없이 용역 ‘강행’
주민들, 대책위 구성 반대운동
백지화로 일부 용역비는 회수 못해
수정구 양지동 소재 양지공원에 리틀야구장을 조성하려던 성남시가 주민들의 거센 반발(3월20일자 8면 보도=성남 원도심 유일 평지 양지공원에 리틀야구장 “누굴 위해”)에 부딪히자 결국 백지화했다.
성남시는 사전에 주민 의견 수렴 없이 강행하며 관련 예산을 편성해 용역까지 진행하던 상태여서 ‘졸속행정’·‘혈세낭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7일 성남시·지역주민 등에 따르면 시는 분당 정자동 백현지구 내에 있던 리틀야구장을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에 따라 폐쇄한 뒤 양지동 972번지 일원 양지공원으로 이전하기로 하고 올해 본예산에 사업비로 8억9천여만원을 편성했다.
예산 편성 당시 성남시의회 야당이 반대했지만 시집행부는 여당과 함께 사업을 강행했고, 이후 주민들 의견을 듣는 절차를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은 채 용역을 발주했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누구를 위한 야구장이냐’며 반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크게 반발해 왔다. 양지공원은 원도심(수정·중원구)에 하나밖에 없는 평지공원으로 여가활동 등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는데 특정인들을 위해 리틀야구장을 조성하려 한다고 했다. 특히 분당의 평지공원인 중앙·율동공원과 비교하며 원도심 무시라는 목소리까지 냈다.
반대 대책위는 양지공원 등 곳곳에 ‘양지공원 리틀야구장 조성 결사 반대’ 등의 현수막을 내거는 한편 서명운동도 벌여 3천360여명이 참여했다. 반대 운동은 양지동 주민들뿐만 아니라 인근 은행동·금광동 및 은행초·상원여중 등 5개 학교의 학부모회장단도 함께하면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고 총선 때는 수정구에 출마한 여당 소속 장영하 후보도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발이 커지자 신상진 시장은 지난 4일 반대 대책위원회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백지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따라 성남시는 용역을 중단했고 투입된 예산 중 10%가량을 되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또 사업비는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졸속행정에다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성남시의회 박기범 의원은 “일방적으로 추진했던 사업 취소는 당연한 결과”라며 “잘못된 행정의 사례가 됐다”고 꼬집었다.
성남시 관계자는 ”체육정책 차원에서 필요한 시설이어서 추진했다“면서 ”다른 부지를 찾을 것이며 앞으로는 면밀히 검토해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