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 로컬 콘텐츠로 지역상권 살리기 새로운 도전
'여주프리미엄빌리지' 재개장 뒤 다시 점포 늘고 활기
대기업·소상공인·지역사회가 일군 '상생형 협력모델'
방문자 늘리기 위해 캠핑장·골프장까지 바우처 확대
남한강 출렁다리 활용 '자전거 관광' 대표 상품으로
창조성에 바탕을 두되 지역 단위에서 지역 고유의 자원과 문화에 기반을 둔 콘텐츠 발굴과 브랜드화에 무게의 중심을 둔 것이 '로컬경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로컬 브랜드 상권 양성이나 행정안전부의 로컬경제 환경 조성과 거버넌스 구축,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정책,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 고유문화 발굴을 통한 인프라 구축이 모두 현 정부가 추진하는 로컬경제 관련 정책이다.
로컬경제를 살리기 위한 모든 대안이 집중된 사례가 여주에 있다. 지난달 31일, 여주375아울렛이 '여주프리미엄빌리지'(5월28일자 9면 보도)로 재개장했다. 또한 여주시는 아울렛, 캠핑장, 골프장으로 상생바우처 확대 및 관광자원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 편집자 주
■ 소통과 협업의 거버넌스, '여주프리미엄빌리지'
신세계사이먼이 운영하는 여주프리미엄아울렛과 인접한 여주375아울렛 상점가는 2010년 지역 대표 패션의류 상점가를 표방하며 출발했으나 온라인쇼핑몰과 코로나19 팬데믹 등 대외환경 악화로 침체기를 겪었다. 이에 7년이라는 오랜 논의 끝 로컬경제 활성화 차원으로 마침내 상인회와 신세계사이먼이 상생협약을 체결하면서 새출발했다.
재개장식에서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대기업과 소상공인, 지역사회가 협업을 통해 일궈낸 지속가능한 상생형 협력 모델"이라고 밝혔다.
상인회는 상점가 시설 환경개선 공사를 하고, 신세계사이먼은 상생발전 차원에서 브랜드 유치, 디자인, 점포 운영에 전문인력을 파견해 초기 운영을 안정화했다. 여기에 여주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이같이 말한 것이다.
여주프리미엄아울렛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단순한 마켓이 아니다. 한 해에 1천만명의 고객이 오가는 대한민국 패션·소비문화의 상징이다. 이 압도적인 콘텐츠에 '여주프리미엄빌리지'라는 지역상권, 그리고 지자체가 연계해 소통과 협업의 거버넌스 체계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 로컬경제다.
여주프리미엄빌리지는 30~40대 가족단위 고객 또는 MZ세대를 겨냥한 야외 상점가답게 젊은 감각의 인테리어로 꾸며졌으며, 건물마다 들어선 120여 개 입점 브랜드의 개성과 특징도 분명했다.
이재권 상인회장은 "6~8월은 패션업계의 비수기이지만 재개장 이후 여주프리미엄빌리지 내 상인들이 활기를 되찾고, 희망도 생겼다"며 한껏 기대감을 보였다. 재개장 전 이곳을 종종 이용했다는 A씨(오학동)는 "과거 공실이 많아 흉물스러웠는데 재개장하면서 점포도 늘고 활기가 느껴져 보기 좋다"며 "이월상품 외에도 노세일 정상상품과 신상품 등을 고루 갖춰 만족한다"고 말했다.
■ 아울렛, 캠핑장, 골프장으로 상생바우처 확대
시는 아울렛 뿐만아니라 캠핑장, 골프장 등과의 여주사랑상품권 연계·확대를 통한 로컬경제 생태계 구축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여주프리미엄아울렛은 매출의 일정액을 지역상품권으로 증정해 시 전통시장 및 원도심 상점가(가맹점 174개소)에 사용할 수 있는 상생바우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10만원 이상 5천원, 20만원 이상 1만원의 지역상품권을 제공하는데 점차 그 금액과 규모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여주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여주프리미엄아울렛에서 홍보를 많이 해줘 주말에는 상생바우처 이용객이 많다. 특히 지난 5월 지역사랑카드 인센티브를 6%에서 10%로 올려 이용객이 크게 늘었다"며 그 효과를 체감한다.
또 쌀밥집을 운영하는 C씨는 "경기침체로 유동인구가 줄어 정말 힘들다. 그래도 우리 외지인 고객들의 상생바우처 상품권 이용이 늘어 도움이 많이 됐다. 지역사랑카드 인센티브를 계속 10%로 유지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시는 새로 정비한 강천섬 캠핑장의 운영 재개에 맞춰 모든 캠핑장의 운영 방법과 이용요금 체계를 운용 목적에 맞게 개선하기 위해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캠핑장 이용 요금을 현실화하되 인상한 차액분에 대해 지류형 지역화폐인 여주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는 바우처 사업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다.
시는 지역 마트, 음식점, 휴게점, 모든 상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가맹점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지역상권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또 관내 20여 개 골프장 대표와의 협약을 통해 골프장 이용객에 대한 바우처 사업(1인 5천원, 팀당 2만원 예정)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는 오는 2025년 하반기쯤이면 바우처 사업이 지역경제에 어느 정도의 도움이 되었는지 따져볼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관광자원 효과적 활용 통한 로컬경제 생태계 구축
최근 가장 핫한 이슈는 남한강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다. 시는 출렁다리 개통을 계기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야간 경관조명 설치와 편의시설을 확충해 일대를 체류형 관광지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시의 복안은 출렁다리에 최근 새롭게 부상한 '자전거 친화 도시'를 관광 여주의 대표상품으로 묶겠다는 전략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자전거 관광 활성화를 통한 블루오션 창출의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이에 따라 여주는 한강 종주 자전거길 남한강 구간의 중심지로 급부상했다. 시와 한국관광공사는 이 지역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팸투어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시청사 이전 확정 이후, 옛 제일시장과 경기실크 부지를 포함한 원도심의 도시재생사업도 도시관광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전거 여행객을 위한 휴게시설과 창의적인 집객시설 조성이 마스터플랜에 추가되면서 민간투자 유치를 위한 노력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주 현암 파크골프장 증설을 비롯한 파크골프장 시설 확충과 물놀이장, 다목적 광장, 산책로 등 현암둔치 공원화 사업도 스포츠와 관광자원의 효과적인 활용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시의 지역경제 살리기를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계획대로 진행돼 진정한 '로컬 경제 생태계'를 구축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