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 달릴까 걱정… 학생들 도움되기위해 4탄 준비"


대외협력처장으로 학교 홍보 촬영
직접 바꾼 가사 현실적 '웃음·공감'
70주년 발전기금 70억 유치에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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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순 인하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영상이 그렇게 인기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인하대 제공


 

 


"나는 신소재 박현순, 인하대의 교수. 학생들과 말하는 걸 좋아하는 교수."

지난달 30일 인하대학교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한 영상이 조회수 120만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영상의 주인공은 인하대 대외협력처장인 박현순 신소재공학과 교수.

부끄럼 많은 성격에도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영상촬영에 응했다는 그는 "영상이 이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 몰랐다. 주변 친척 가족들에게도 영상을 봤다며 연락이 온다"며 "많이 봐주셔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박현순 교수는 이른바 '차노을 챌린지'를 패러디해 해당 영상에 출연했다. '초등래퍼'라는 별명이 붙은 '키즈 크리에이터' 차노을 군의 'HAPPY' 음원에 기말고사 일정 안내를 주제로 노래 가사를 바꿔 박 교수가 직접 랩을 했다.

 

 

특히 박 교수가 직접 쓴 '시험 끝날 때만 내게 와, 성적 이의신청 있다면서 찾아와' '아마 점수 변함 없어' 등 가사는 현실을 반영했다는 평을 받으며 많은 학생들에게 웃음과 공감을 샀다.

박 교수는 "홍보팀이 마련해준 노래 가사의 일부분을 제가 직접 바꿨다"면서 "실제로 학생들이 시험기간에만 저를 찾아온다. 눈물을 글썽글썽하기도 하지만 성적이 바뀌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험은 열심히 한 만큼 나오는 거고, 성적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지는 것"이라며 "시험 성적이 잘 안 나와도 그건 그저 인생의 한 귀퉁이일 뿐"이라고 학생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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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2024-1 기말고사 일정 안내 (차노을 패러디)’ 영상 갈무리.

박 교수는 지난 2014년 부산 동아대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7년부터는 모교인 인하대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인하대는 박 교수가 아내를 만나 가정을 이룬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인하대가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학생들은 제 후배이기도 하니 솔직한 조언을 많이 해주려 한다"며 "힘들 때가 있더라도 5년 뒤, 10년 뒤를 바라보며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지 생각을 많이 해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대외협력처장으로서 학교 홍보에도 힘쓰고 있다. 박 교수는 "올해 인하대학교 개교 70주년을 맞아 발전기금 70억원을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다"며 "학교 구성원과 학생, 동문 모두가 행복과 즐거움으로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교수는 대학 홍보팀과 함께 지금까지 차노을 챌린지를 포함한 3개의 영상을 찍었고, 현재 4탄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혹시라도 안 좋은 댓글이 달리진 않을까 가족들이 걱정하기도 하고, 저 역시 부담되기는 마찬가지"라며 "그래도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4탄도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