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노동자 사망 1년… 변한 건 없다
근무환경 여전·재발방지 미흡 실정
주차장 환풍기 등 개선 의지 사라져
"책임자 없고 유족 사과의 말 全無"
코스트코 하남점에 근무하던 김동호씨가 숨진 지 1년이 지났지만 근본적 근무환경 개선과 재발 방지책이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제2의 김동호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지회는 9일 코스트코의 근무환경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코스트코코리아는 연간 매출액만 6조원에 달한다.
전국 18개 코스트코 점포 직원은 6천여명 정도로, 매출액을 기준으로 국내 대형마트 3분의 1 수준이다. 그만큼 코스트코의 업무 강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업무가 동호씨가 일했던 쇼핑카트 정리·주차관리다. 코스트코 점포마다 쇼핑카트 정리·주차관리를 위해 15명 정도 일하고 이들은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오후 2시부터 오후 11시까지 8시간씩(점심시간 1시간 제외) 2교대로 근무한다.
평일은 8명, 주말은 14~16명정도 쇼핑카트 정리·주차관리 업무를 하고 있지만 지방은 평일 5~6명, 주말 9~10명이 근무하고 있어 근무환경이 더 열악하다.
주말의 경우, 콤보(다른 직무 근무자)까지 인력이 부족한 쇼핑카트 정리·주차관리 업무에 내몰리고 있다.
당초 캐셔 근무로 입사했던 동호씨도 쇼핑카트 정리 및 주차관리 업무로 전환된 사례다.
또 주말 평균 1시간당 매장 입구쪽으로 이동하는 쇼핑카트 수만 600~1천개에 이른다.
1명이 하루에 옮겨야 하는 쇼핑카트 수도 600~1천 개가 된다. 8시간 동안 1천여 개의 쇼핑카트를 옮기기 위해서는 화장실 갈 시간이 없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시간 동안 공식적으로 주어진 휴식시간은 30분이 전부다. 이것도 한 번에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3시간 동안 일한 뒤 15분 쉬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하남점처럼 거리가 먼 휴식공간엔 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열악한 근무환경도 그대로다. 동호씨가 근무했던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은 3개 면이 개방형 구조여서 층마다 천장에 설치된 싱글팬 형태의 주차장환풍기 10여대로는 주차장 전체를 환기하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코스트코코리아의 개선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이미연 코스트코 지회장은 "김동호씨 사망사건에 대해 책임을 진 사람이 없고 지금까지 유족에게 사과의 말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며 "노동자의 근무환경 개선엔 관심이 없는 코스트코코리아가 연간 2천억원을 미국 본사에 배당금으로 송금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성호·윤혜경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