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대… 고양 창릉 3.55% '대비'
"제일 먼저 합의… 피해 떠안아"
GH "법령 개정이외엔 답 없어"

'빠른 동의가 오히려 독이 됐다'.

정부의 3기 신도시 개발이 본격 시작되자 하남교산 토지 보상 대상자들이 남양주 왕숙·고양 창릉 등 다른 3기 신도시 주요 지구와 동일한 보상금 적용 이율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업 추진 목적은 동일하지만 사업시행자가 토지주에게 지급하는 적용 이자율이 다른 대상지보다 최대 3분의1 정도 낮았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16일 하남교산 원주민에 따르면 정부는 2018년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등의 일환으로 수도권 주택시장 및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했다.

3기 신도시에는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하남 교산, 인천 계양, 부천 대장 등이 포함됐다.

이후 국토교통부는 사업을 위한 사전단계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대토보상(토지보상금 대신 토지로 보상) 계획을 공고했다. 하남교산은 2019년 10월 고시됐다.

이에 하남교산 공동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하남도시공사는 각자 분담된 지역에 맞춰 대토보상절차에 들어갔다. LH는 교산동·상사창동·하사창동·항동 일원, GH는 덕풍동·신장동·창우동·천현동 일원, 하남도시공사는 춘궁동 일원을 담당하고 있다.

하남교산의 전체 대토 대상자(근린생활용지·자족시설용지·주상복합용지 등)는 총 500여 명으로, 2022년 9월께 3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먼저 대토 절차가 마무리됐다.

대토 보상금은 보상 당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와 3년 만기 정기금 금리 중 높은 금리를 적용한 이자(1.1%)를 시행자들이 각자 사업 이율(LH 65%, GH 30%, 하남도시공사 5%)에 따라 분배해 토지주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3기 신도시 대토 보상금 적용 이율이 지역별로 다르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하남교산 토지보상 대상자들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남교산은 대토 보상금 적용 이율이 1.1%인데 반해 고양 창릉(3.55%), 남양주 왕숙(3.3%) 등 다른 지역 주요 지구가 3배가량 높기 때문이다. 이들 지구는 시행자와 합의를 늦게 하면서 금리 변동에 따른 혜택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하남교산 토지보상 대상자들은 낮은 금리 적용으로 다른 지역 주요지구보다 한 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시행자들에게 못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남교산 대토보상 공급 대상 가운데 주상복합용지(5만9천393㎡)의 공급 예정만 1천496억4천여 만원에 달한다.

하남교산 대토보상 대책위 관계자는 "하남교산의 경우 정부의 공익 목적이란 취지에 맞춰 다른 사업 지구보다 제일 먼저 대토 보상에 합의하는 등 사업 추진에 적극 동의해 왔지만 결과는 사업 추진의 반대 목소리가 높았던 다른 지구보다 더 많은 피해를 떠안게 됐다"면서 "따라서 강제 수용으로 피해를 입는 원주민들이 없도록 대토 보상 적용 이율만큼은 동일하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GH 관계자는 "관련법상 계약 체결 당시 높은 이율로 대토보상금 적용 이율을 적용하게 돼 있다. 하남교산보다 늦게 보상 합의가 이뤄진 지구는 (부동산 침체에 따른) 급등한 금리를 적용받아 높은 이율이 적용되게 됐다"며 "이런 상황으로 동의가 빨랐던 하남교산이 피해를 입게 된 것인데 현재로서는 관련법령 개정 이외에는 답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남/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