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 예선 D조에서 한국과 상대할 포르투갈과 폴란드, 미국
이 28일 유럽에서 벌어진 평가전에서 일제히 무너졌다.
이들 팀은 최상의 멤버로 평가전에 나서지 못했다고 하지만 포르투갈이 최
근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패한 핀란드에 무너지고 폴란드는 일본의 빠른 발
놀림에 제대로 힘을 써보지도 못하고 패하는 등 의외의 결과가 나와 한국
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핀란드 4-1 포르투갈
우승후보로 꼽히는 포르투갈이 핀란드에 기습작전에 덜미를 잡히는 수모를
당했다.
포르투갈은 이날 홈인 포르투에서 벌어진 핀란드와의 친선경기에서 부상중
인 공격수 누누 고메스까지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치고도 상대 기습에 4골이
나 내주는 수비 허점을 드러내며 1-4로 참패했다.
핀란드의 간판 골케퍼 리트마넨은 발군의 골결정력으로 2골을 뽑아내는 활
약으로 '포르투의 이변'을 주도했다. 핀란드의 첫 골은 경기 시작 9분만에
터졌다.
콜카가 하프라인으로부터 길게 올라온 볼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받은 뒤
수비수 태클을 피하면서 오른발로 강슛, 선제골을 뽑았다.
기습 패스에 허를 찔린 포르투갈은 콘세이상의 측면 돌파를 앞세워 상대 골
문을 위협했으나 센터링이 부정확해 마무리슛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최전방
파울레타로 연결되는 시망과 주앙 핀투의 공간 침투는 번번이 오프사이드트
랩에 걸려 무기력했다.
포르투갈의 반격이 핀란드의 거친 수비에 주춤하던 27분 포르셀의 추가골
이 포르투갈의 골문을 흔들었다.
골키퍼가 찬 볼이 상대 미드필드 가운데로 떨어진 뒤 최종 수비수 머리를
넘었고 이를 잡아챈 최전방 공격수 포르셀은 골키퍼를 따돌리고 가볍게 골
을 낚았다.
어이없이 추가 실점한 포르투갈은 40분 콘세이상이 골문 앞에서 현란한 개
인기로 만회골을 넣었으나 1분만에 왼쪽 수비가 뚫리면서 리트마넨에게 골
을 내준 뒤 후반 8분에도 오른쪽 센터링에 의한 리트마넨의 득점을 허용,
맥이 풀려버렸다.
공격의 핵 피구와 루이 코스타가 빠져 공격진 특유의 날카로움을 살리지 못
한 포르투갈은 이날 포백의 측면수비와 기습적인 원패스에 치명적인 약점
을 노출, 월드컵 우승후보란 평가가 무색해졌다.
◆일본 2-0 폴란드
폴란드는 우츠의 비제프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친선경기에서 나카타와
다카하라에게 골을 허용하며 0-2로 완패했다.
폴란드는 기대를 모았던 스트라이커 올리사데베와 수문장 두덱 등 베스트
멤버가 선발 출장했으나 처음부터 몸이 풀리지 않았고 초반 미드필더 전방
에서부터 강력하게 폴란드를 압박하던 일본은 전반 9분만에 간단히 선취골
을 뽑아냈다.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던 이치가와가 엔드라인 근처에서 땅볼 센터링한 볼
을 폴란드 수비 발도흐가 걷어낸다는 것이 힘없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흘렀고 이를나카타가 강하게 오른발로 차넣은 것.
6분 뒤 폴란드의 스트라이커 올리사데베에게 오른발 터닝슛을 허용, 실점
위기를 맞은 것을 제외하고는 계속 우위를 지켜가던 일본은 41분 다시 한
번 이치가와를 시발점으로 골을 엮어냈다.
자기 진영 중앙에서 오버래핑해 패스를 받은 이치가와가 오른쪽 측면에서
골 지역 중앙으로 곧바로 크로스패스하자 쇄도하던 다카하라가 이를 잡은
뒤 넘어졌으나 곧바로 일어나 수비수를 따돌리고 왼발슛, 네트를 갈랐다.
폴란드는 선수들을 일부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몇 차례의 헤딩
슛이 골키퍼 손에 걸린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공격 한번 보여주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독일 4-2 미국
미국은 독일 로스토크에서 열린 독일과의 친선경기에서 클린트 매티스(뉴
욕.뉴저지)가 2골을 넣으며 분전했지만 시종 밀리는 경기 끝에 수비허점을
노출하면서 후반 중반 소나기골을 허용해 2-4로 졌다.
미국은 전반 초반 독일의 공세를 잘 차단하더니 17분 매티스의 골로 기선
을 제압했다.
요반 키로프스키(크리스털 팰리스)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매티스가 페널티
지역내 왼쪽에서 강하게 슛한 것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흐르자 매티스
가 다시 잡아 텅빈 골문으로 밀어 넣어 선제골을 뽑았다.
그러나 '전차군단' 독일은 미드필드 싸움의 우위를 앞세워 파상공세를 펼쳤
고 44분 크리스티안 지게(토튼햄)가 그림같은 왼발 프리킥을 성공시켜 균형
을 잡았다.
후반들어 체력이 떨어진 미국의 수비진을 농락한 독일은 후반 16분 올리버
노이빌레(바이에르 레버쿠젠)의 헤딩골로 경기를 역전시킨데 이어 18분 올
리버 비어호프(AS 모나코), 23분 토르스텐 프링스(베르더 브레멘)가 각각
추가골을 성공시키는 등 7분동안 세골을 퍼부으며 승부를 갈랐다.
미국은 후반 25분 매티스가 만회골을 넣었지만 이후 추가득점에 실패, 이달
들어 온두라스와 에콰도르를 연파하며 이어갔던 상승세에 마침표를 찍었
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