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피해노인 돌봄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더 중요"
20년 동안 처벌받은 행위자 보복 적잖아
어려움 상담·해결 '헤드쿼터' 역할 바람
청장년·대학생 자원봉사단 '공로 인정'
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이 '제8회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개인이 아닌 기관 전체에게 주는 상이다.
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은 전문자원봉사단인 '희울서포터즈'를 조직해 활동하고, 2006년 전국 노인보호전문기관 가운데 최초로 노인일자리사업단을 운영하고, 노인 인권문제 해결을 위한 '노인권익증진상담사업'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은 미추홀구·중구·동구·남동구·연수구·옹진군을 지역으로 하여 노인학대 신고접수·현장조사, 학대 피해노인 사례 관리, 노인인권 및 학대 예방 교육, 노인학대 예방 캠페인 등 홍보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은 지난 2004년 설립됐다. 인천시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운영 중이다. 쉼터를 포함해 모두 17명이 일하고 있다.
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 정희남(53) 관장은 대통령 표창을 받은 소감에 대해 "기관이 생긴 지 20년 만에 큰 상을 받아 모두가 기뻐하고 있다. 인천시의 적극적 지원이 있어 다양한 특화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고, 또 힘든 가운데 직원들이 진심을 다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정희남 관장은 이 기관에서만 20년째 일하고 있다. 20년 동안 참 많은 일을 겪었다. 노인학대 피해자를 만나다 보면 학대 행위자와 접촉할 일이 많다. 학대 행위자인 보호자로부터 욕설을 듣는 것은 기본이다. 처벌받은 학대 행위자 보복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정희남 관장은 학대 피해노인을 돌보는 일도 중요하지만 '예방'과 '노인 인권', '자살 예방' 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이번에 공로를 인정받은 청장년 자원봉사단 '희울서포터즈'나 대학생 SNS 홍보 자원봉사단인 '새김지기단' 활동이 다 그런 이유로 이뤄졌다.
정 관장은 "학대 피해노인만 관리해도 바쁜데 예방 활동에 신경을 쓸 겨를이 어디 있냐고 하시는 분도 있지만 피해가 일어나지 않게끔 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무작정 효(孝)를 강조하면 와 닿지도 않고 어렵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젊은 대학생들이 일반인 눈높이에 맞게 쉽게 설명해주면 또 고개를 끄덕인다"고 말했다.
정 관장은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앞으로는 노인들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고 상담하고 해결해 줄 수 있는 '헤드쿼터'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아프고 나서야 대책을 찾는 것이 아니라, 미리 아프지 않게끔 노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을 미리 들어주고 찾아 해결해주는 기관이 되고 싶습니다. 분명 그런 날이 찾아올 거라 믿고 있습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