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없이 맛·품질 유지… 거품없는 프리미엄 자부"


월가 펀드매니저 출신 창업 눈 돌려
獨 3대 양조교육장 韓 첫 브루마스터
국내외 수상… 군포 물에 반해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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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아트몬스터 브루어리 대표는 "수제 맥주 중에서도 단연 프리미엄 제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2024.6.19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군포시 금정동 일대 공업단지엔 멋진 벽돌 건물이 우뚝 서있다. 지역 유일 수제맥주 브루어리인 아트몬스터 브루어리다. 건물에 들어서면 각종 상장들이 벽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다. 전세계 유명 주류 대회에서 300개 이상의 수상 실적을 거둔 아트몬스터 박진호 대표의 12년 발자취 그 자체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원래 대기업 직원이었고, 펀드 매니저였다. 세계 금융위기 여파가 그가 일하던 미국 월가에도 오래도록 이어지자 한국으로 돌아와 창업을 고민했다.

그러다 외식업계에 종사하는 아버지의 영향 등으로 맥주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때부터 배움에 매진했다. 미국 시벨 공과대학과 독일 3대 맥주 양조교육기관인 되멘스 아카데미가 협업해 운영하는 맥주 학교에서 한국인 최초로 브루마스터 자격을 취득했고 독일 양조 현장에서 실무를 익히는 데 진땀을 뺐다.

이를 토대로 브루어리를 설립하기 전부터 크고 작은 주류 대회에서 수상을 휩쓰는 등 두각을 나타냈던 박 대표는 2017년 군포에 브루어리를 만들었다. 아트몬스터는 맥주를 판매하는 음식점도 직접 다수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브루어리는 수도권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어야 했다.

여러 정수장의 물을 살펴본 결과 군포의 물이 맥주를 만드는 데 적합하다는 판단도 한몫을 했다.

비엔나 라거인 '청담동며느리', 헤페바이젠 에일 '이태원 프리덤', 아메리칸 페일에일 '수다스폰서', 다크 라거인 '몽크 푸드' 4가지 제품으로 시작했다. 모두 국내·외 유명 주류 대회에서 많게는 25관왕을 차지한 제품들이다.

박 대표는 "계절 이벤트로 출시하는 제품 외 정식 출시되는 제품은 모두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에게 인정받은 품질 좋은 맥주"라고 설명했다.

아트몬스터 맥주의 특징을 물으니 "맛있다"는 답이 단번에 돌아왔다.

박 대표는 "일관되게 맛있는 맥주를 만드는 게 중요한데, 이걸 위해 좀 힘들어도 타협하지 않고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예를 들면 시트러스한 맛과 향을 내기 위한 오렌지 껍질과 고수를 직수입해와서 양조하는 날 새벽에 간다. 또 멸균 처리를 하지 않아서 효모가 살아있다. 그게 진짜 '수제' 아니겠나. 그러니까 풍부하고 살아있고, 맛있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이 품질 좋고 맛있는 맥주를 즐기도록 하는 게 박 대표의 꿈이다. 박 대표는 "수제 맥주 중에서도 단연 프리미엄 제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있다. 계속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소비자들도 그런 좋은 맥주를 더 많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 목표"라고 말했다.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