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북민단체가 지난 20일 늦은 밤 파주에서 북한으로 또다시 전단 30만 장을 날려 보냈고, 이 소식을 접한 김경일 파주시장이 황급히 현장을 찾아 30여 분 실랑이 끝에 추가 살포를 막는 등 밤사이 대북전단 살포를 두고 긴장이 이어졌다.
21일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파주시에 따르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전날 오후 10시∼자정 사이 파주 월롱면 소재 A 교회 인근 공터에서 북쪽으로 전단과 이동식저장장치(USB), 1달러 지폐 등을 담은 대형 풍선 20개를 띄웠다.
전단에는 ‘삼천리금수강산, 8천만 민족의 유일한 조국 ‘대한민국’은 북조선 인민을 사랑합니다’는 글이 적혔고, USB에는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와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노래 등이 담겼다.

전단 살포 소식을 접한 파주시는 오후 10시35분께 김경일 시장 등이 현장을 찾아 전단 살포행위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며 즉각 금지를 요구했으나 자유북한운동연합 측은 계속 풍선에 가스를 주입하며 강행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파주시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며 30여 분 가량 실랑이가 이어진 끝에 자유북한운동연합 측은 추가 살포를 중단하고 철수했다.
앞서 20일 오후 김경일 시장은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즉각 중단해 줄 것을 호소한 바 있다.(6월21일자 6면 보도)
김 시장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파주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며 “파주시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경찰과 군, 경기도 특사경과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파주시 권한으로 ‘위험구역’ 설정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시장은 이어 21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갖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41조(위험구역의 설정)’를 근거로 파주 전역에서 벌어지는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단속 및 금지 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북한은 2015년 8월20일 경기도 연천군 중면 인근의 대북확성기에 포격을 가한 사례가 있다”면서 “파주시도 북한을 자극하는 대북전단 살포로 포사격 등 북한의 도발이 심각히 우려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측으로 ‘오물 풍선’을 보낸 것을 사과할 때까지 북측으로 ‘사랑과 자유, 진실의 편지’를 계속 보내겠다”고 밝혀 남북 간 풍선 살포행위에 따른 접경지역 긴장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씨가 이끌고 있는 자유북한운동연합 측은 지난 5월10일과 6월6일에도 북한으로 대북전단 풍선을 살포했다.

북한은 대북 전단에 반발해 5월28일~6월9일 남측으로 쓰레기를 담은 풍선을 살포하며 ‘전단이 또 넘어온다면 오물 몇십 배로 되갚겠다’고 엄포를 놨으며, 우리 군은 지난 9일 파주 등 접경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맞대응했다.
한편 2020년 6월17일 파주시, 연천군, 김포시, 포천시, 고양시 전역을 경기도지사 권한으로 위험구역으로 지정해 대북전단 살포 관계자 출입을 통제하고 대북전단 등 관련 물품을 준비, 운반, 살포, 사용 등을 금지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