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월 말 준공 용역 입찰공고 인천업체 선정
“수십년 수백억들여 터미널 운영해왔는데…”
항만 개발·운영 시 영향력 약화 우려 목소리
시민단체·정치권, 무효화 행동등 결의 ‘파장’
“수십년간 수백억원 들여 일 잘해놓고 뺨 맞는 꼴입니다. 이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평택항 신국제여객터미널의 운영관리 용역이 최근 인천 업체로 선정되자 평택 시민단체·지역정치권이 분노하고 있다. 20여 년 넘게 수백억원을 들여 터미널을 운영해 온 평택시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23일 평택항 정책개발협의회(공동대표·이동훈·전명수·변백운, 이하 평정협)와 평택시, 경기평택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준공 예정인 평택항 신국제여객터미널 운영 관리 등을 인천의 한 업체가 맡게 됐다.
앞서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 1월 연면적 2만2천㎡, 대합실 3천266㎡, 인원 4천356명 수용 규모의 평택항 신국제여객터미널 운영관리 용역을 일반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입찰 공고했다.
하지만 2001년부터 현 국제여객터미널을 운영해 온 평택시는 입찰 참여조차 하지 못했다. ‘해수부 여객터미널 위탁운영업무 처리 예규’에 입찰 참여 자격을 규정, 시는 참여 조건이 미성립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또한 시는 공고일 기준 최근 5년간 국제여객선 터미널 관리와 운영 용역 실적이 있는 법인에 해당하지만, 중소기업 관련 조건에 부합되지 않아 이번 터미널 운영관리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평정협 등 시민단체와 지역정치권은 “입찰 참여자격은 말 그대로 법이 아닌 예규이기 때문에 관련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방법을 찾아 낼 수도 있는 것 아니냐. 시도 조차 하지 않았다면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20여 년 전, 평택항이 인천항의 예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년 많은 예산을 투입해 국제여객터미널을 운영해왔고 이를 통해 항만 개발·운영에 목소리를 내왔던 시의 영향력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평정협 전명수 공동대표는 “20년 넘게 수백억원을 투입, 터미널을 운영해 오면서 정부의 항만 업무를 대신해 준 결과치곤 너무 초라하다. 평택시가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다른 이유가 있는지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정협 등 시민단체와 지역 정치인들은 지난 14일 긴급 모임을 갖고 시와 평택항만공사 등이 입찰 참여 조차 못하게 된 이유와 입찰 무효화를 위한 행동에 나서기로 결의,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