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소규모로 가능 판단후 진행
산림청, 대상 통보… 1년 이상 소요
도개공, 인력 못 채워 'AMC' 지연
책임준공 누락 등… 사업 능력 의심
내년 상반기 착공은 사실상 불가능
6조2천억원 규모의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을 진행 중인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행정 착오를 일으키면서 정상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와 함께 '성남마이스AMC' 구성 등에도 문제가 이어지면서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성남도개공)가 백현마이스 대규모 사업을 진행할 만한 능력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3일 시·성남도개공 등에 따르면 백현마이스 사업 부지인 분당구 정자동 1번지 백현지구(20만6천350㎡)는 녹지로 도시개발을 할 경우 관련법에 따라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는 대상이다.
하지만 시와 성남도개공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로 가능하다고 판단해 사업을 추진해 오다 최근 산림청으로부터 환경영향평가 대상이라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기간이 6개월 정도 소요되지만 환경영향평가는 1년 이상 걸린다. 여기에다 아직까지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절차도 밟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시가 공언했던 '2025년 상반기 착공'은 물리적으로 어려워졌고 정상 추진 일정 자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와 함께 성남마이스AMC 구성이 마냥 늦춰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실질적인 사업 실행 기구인 성남마이스AMC는 성남도개공 파견 6명, 민간사업자(메리츠증권 컨소시엄) 6명으로 구성된다. 지난 2월 출범했고 지난 4월에는 시의회로부터 '출자 동의안'도 승인받았다.
하지만 성남도개공 측이 건설이나 토목쪽이 아닌 시설관리쪽 인력을 파견한 데다 그마저도 책임자를 포함해 6명을 채우지 못하면서 정상 운영이 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도로 및 지하도 건설 관련 지하시설물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에 대한 토목설계 용역도 서둘러 진행돼야 하는데 마냥 지체되고 있고, 도로의 경우는 주변 주민들의 민원으로 재설계를 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성남도개공은 민간사업자와 사업협약을 하면서 '책임준공'을 누락해 사업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게 했고, 백현마이스역 외에 주요 핵심 보직 학연·지연에다 대장동팀 AMC 내정, 박민우 사장 PFV 사장 겸직 등으로 문제(4월25일자 8면 보도=백현마이스, 대장동팀+학연·지연 TK출신 장악 '우려')가 됐다. 시는 이런 현황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다 외부에서 문제가 제기되면 바로잡는 뒷북행정을 이어왔다.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은 시유지에 진행되며 시 예산도 일정 투입된다. 지역민들의 기대감도 큰 사업인데 이번 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한 성남도개공의 잇단 '헛발질'과 시의 '뒷북 또는 방임'이 맞물리면서 사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백현마이스는 성남도개공과 민간사업자가 하는 사업이다. 우리는 행정적인 뒷받침을 하는 역할인데 문제가 발생하고 제대로 진척되지 않아 답답하다. 계속 독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성남도개공은 환경영향평가·토목공사·AMC·사업 능력 여부 등에 대한 서면 질의에 답변해 오지 않았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