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안 잘해야 승객 안전… 인천항 발전에 보탬 될 것"


자전거 타고도 줄잡이 가능했던 면적
최근에는 차량 이용할 정도로 넓어져
50년동안 달라진 작업환경 보며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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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0주년을 맞은 인천항의 줄잡이 업체 (주)한국경비공사 임유본 대표는 "인천항이 발전하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2024.6.25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항만에 배가 안정적으로 접안할 수 있으려면 로프로 선박을 부두에 설치된 구조물에 고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작업을 '줄잡이' 또는 '강취방'이라고 부른다. 인천항에는 5개의 줄잡이 업체가 운영되고 있다.

최근 창립 50주년을 맞은 (주)한국경비공사는 인천항에서 가장 오래된 줄잡이 업체다. 한국경비공사 임유본(70) 대표는 "처음 회사가 설립될 때부터 일했는데, 어느덧 50년을 맞았다"며 "평생 일한 직장의 50년을 스스로 기념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현대 인천항의 산증인이다. 임 대표가 처음 한국경비공사에 입사한 1974년은 인천항 현대식 갑문이 축조된 시기다. 그는 "인천항 갑문 준공식은 고(故)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참가할 정도로 정부에서도 큰 열정을 쏟은 사업이었다"며 "갑문이 지어지고 인천항이 본격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갑문 준공 이후부터 1990년대까지는 인천 내항에 선박들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접안하던 시기였다고 임 대표는 설명했다. 이 때문에 줄잡이 업체들의 역할이 더 중요했었다고 말한다.

그는 "입항하는 선박은 많은데, 접안할 공간은 부족했다. 최대한 많은 선박을 부두에 대려면 효율적으로 공간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줄잡이들이 선박에 줄을 걸고 배를 잡아끌어 접안돼 있는 위치를 50~100m 정도 옮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굉장히 고된 일이었지만, 인천항을 발전시키는 것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힘든지도 모르고 동료들과 즐겁게 일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1990년대 말부터 인천 남항과 북항, 신항이 잇따라 개장하면서 인천항의 면적도 넓어졌다. 이에 따라 줄잡이 업체들의 작업환경도 많이 달라졌다고 임 대표는 말한다.

그는 "예전에는 자전거를 타고 줄잡이를 하러 갈 수 있을 정도로 업무 반경이 좁았는데, 최근에는 여러 장소에 가다 보니 차를 이용하게 됐다"며 "50년 동안 인천항이 많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들어 매우 뿌듯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임 대표는 한국경비공사가 앞으로 50년은 더 인천항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회사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그는 "우리 업무가 단순해 보이지만, 선박들이 안전하게 접안해야 선원과 승객이 안전하게 승·하선할 수 있다"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인천항이 원활하게 운영하는 것에 보탬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