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만에 경인방송 컴백
전국 라디오방송 진행하던 시절 인천사연 많이 소개
인천출신 아니지만 나는 '인천 사람'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은 물론 노무현, 이회창, 정몽준 같은 2002년 대선 주자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라디오에서 아이러니하고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펼쳐지자 대중은 '가짜'를 '진짜'처럼 들으며 유쾌하게 웃었다. 누군가는 불편하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성대모사의 달인, 방송인 배칠수(52·본명 이형민·사진)가 있었다. 50명 넘는 인물의 성대모사를 할 수 있는 배칠수는 주로 라디오에서 활약했다. 이른바 MZ세대에게는 중독성 있는 CM송 '배칠수의 꽃배달'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배칠수를 설명하는 여러 열쇳말 중 잘 알려지지 않는 것이 '인천'이다. 1972년 전남 무안에서 칠남매 중 늦둥이 막내로 태어난 배칠수는 열살 무렵 가족과 함께 인천에 정착했다. 가족이 한꺼번에 인천으로 올라온 게 아니라 형과 다섯 누나들이 일자리를 찾아 차례로 고향을 떠났다.
부모를 일찍 여읜 배칠수는 당시 지방에서 인천에 온 이주민들의 삶이 그랬듯 형제들과 어렵지만 꿋꿋하게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 시절을 겪은 배칠수는 자신을 누구보다도 '인천 사람'이라고 말한다.
1999년 슈퍼보이스 탤런트 선발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데뷔한 배칠수는 25년 동안 종횡무진 방송가를 누볐다. 지난달 27일부터 인천에 자리한 수도권 라디오 방송사 '경인방송'의 새 프로그램 'Always 인천' 진행을 맡아 인천 사람들을 다시 만난다. 2007년 경인방송에서 잠시 프로그램을 진행한 이후 17년 만이다.
배칠수는 "전국 라디오 방송을 진행할 때 인천 사연을 많이 소개했는데, 어느 청취자로부터 자기 동네 얘기만 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며 "인천으로 돌아오니 확실히 듣는 분들의 수는 적지만, 그게 오히려 더 동네 같은 따뜻한 느낌이 들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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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