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는 옥외영업 허용, 협력 기대
10곳만 영업중 "폐업한 곳 대책을"
철거 요구에 市 "자연소멸 기다려"

수원시의 대표적 명소로 손꼽히는 '나혜석거리'에 문을 닫은 노점들이 흉물스럽게 수년째 방치되면서 명소 이미지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불경기 여파 등으로 매출 감소 직격탄을 맞고 있는 나혜석거리 상인들은 이들 노점탓에 더 피해를 보고 있다며 대대적인 정비 등 조속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1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2015년 11월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앞두고 수원역 일대에 난립한 불법 노점을 정비하는 사업을 추진한 시는 나혜석거리에 고정식 노점상 24개(1개소당 4.94㎡)를 설치해 운영하는 한편, 노점판매대 허가 및 관리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사실상 불법 운영 중인 노점들을 양성화했다.
또 기존 나혜석거리 점포 상인들에게는 도로점용료와 임대료를 내고 테라스를 조성해 옥외영업을 허용하도록 하는 등 옥외 영업을 양성화해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시는 상인회와 노점이 서로 협력함에 따라 나혜석거리 발전과 활성화 등 상생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10여 년이 흐른 현재, 영업을 중단한 빈 노점들이 거리 중앙 곳곳에 방치되면서 주변 점포 상인들은 물론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초 설치된 고정식 노점상 24곳 중 10곳은 철거를 한 상태이며 4곳은 폐업으로 비어 있다. 겨우 10곳만 도로점용료(1개소당 94만500원)를 내며 영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나혜석거리에서 만난 한 상인은 "건물 임대료만 1천만원 가까이 내는데 가게 앞을 가로막고 있는 노점들 때문에 손님들이 줄고 폐업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면서 "거리 한복판에 노점들은 흉물이나 마찬가지다. 수년째 문 닫은 노점들을 하루빨리 철거하는 등 대책을 세우지 못한다면 상인들도 더는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상인회 한 관계자도 "시에서 추진한 사업 때문에 애꿎은 나혜석거리 상인들만 망할 위기에 처했다"며 "가뜩이나 장사도 안 되는데, 도로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노점상들로 인해 손님이 절반 이상 줄었다.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노점상들은 조속히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안 그래도 폐업한 노점에 대해 어떻게 정리할지 고민을 해봤지만, 영업 중인 점포와 폐업한 점포가 붙어있다 보니 철거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폐업 등 자연 소멸로 해서 점포가 없어지면 그때 철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