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굴욕 안긴 전국체전서 '반격기'
올해 6개 대회서 금 5개 '국내 적수 없어'
작년 아시안컵·동아 청소년대회 정상도
체전 부상 쓰디쓴 좌절감 "훈련으로 극복"
"고등학교 내내 꿈이었던 전국체전에서 우승하고 싶습니다. 차근차근 올라가 성인 무대에 서면 올림픽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선수로서의 목표입니다."
현재 이유진(경기체고 3학년)의 업어치기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올해도 딱 절반이 남은 시점 벌써 금메달을 5개나 목에 걸었다.
이유진은 올해 출전한 대회 6개 가운데 5개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현재 여고부 48㎏급에서 그를 쓰러뜨릴 수 있는 도전자는 없다. 이유진은 지난 3월엔 2024 순천만국가정원컵 전국유도대회와 제52회 춘계 전국초·중·고등학교유도연맹전에서, 지난 4월엔 제38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체육고등학교 체육대회와 2024 용인대총장기 전국유도대회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가장 최근 수상은 지난달 열린 제95회 YMCA 전국유도대회다. 이 대회에서도 조르기 한판승을 거두며 우승했다. 이날 우승으로 이유진은 전무후무한 해당 대회 3연패 기록을 달성했다.
이유진은 "요새 훈련이 하기 싫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항상 재밌어서 매일 5~6시간 운동하다 보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유도를 시작한 이유진은 또래 선수들에 비해선 비교적 신장이 작은 155㎝ 단신 선수다. 그럼에도 타고난 힘과 기술로 상대의 깃을 잡고 업어치면서 승리를 따낸다. 이런 재능에 노력이 더해지니 국내는 물론 해외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열린 아시안컵 홍콩 청소년·유소년 국제유도대회와 울란바토르 동아시아 청소년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냈다.
정도운 경기체고 감독은 "유진이는 재능도 있고 성실한 선수다. 이해력도 상당하고 힘도 좋아 굳이 말을 더 보탤 필요가 없는 선수"라고 했다.
이런 이유진에게도 딱 하나 없는 게 있다. 바로 전국체전 금메달이다. 지난해 절정의 기량을 뽐내는 와중에도 유독 전국체전과는 연이 없었다. 부상으로 제 실력을 발휘 못하면서 8강에서 탈락했다. 내년 성인 무대에 서는 이유진의 올해 목표는 단연 전국체전 금메달이다. 이미 지난달 YMCA 대회를 우승하면서 출전권은 확보했다.
이유진은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동계 훈련에서 다시 마음을 잡으면서 올해 전국체전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남은 기간 꾸준히 연습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정보경 선수가 롤모델이다. 국가대표로 선발돼 꼭 올림픽 같은 세계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게 선수로서 꿈"이라고 덧붙였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