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영화의 접목으로 외연을 새롭게 확장한 장르 영화의 축제,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4일 오후 7시께 막을 열고 11일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지난해 개관한 부천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이날 개막식에서는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OST를 파이프 오르간으로 연주하며 축제의 서막을 알렸다. 웅장한 소리와 함께 화려한 레이저 빛이 4층 규모의 콘서트홀을 물들이며 시각적 향연을 펼쳐놓기도 했다.
배우 정수정과 장동윤의 사회로 시작한 개막식에는 정지영 조직위원장, 신철 집행위원장, 조용익 부천시장을 비롯한 배우 박중훈, 손예진, 홍콩영화 거장 두기봉 감독 등 영화계 관계자와 시민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환영사에서 “영화 환경이 변하고 있다. (따라서) 영화제도 진화해야 한다. 올해 BIFAN은 혁신을 시작한다. 국내 영화제 최초로 AI 경쟁 부분을 도입했다”며 “(AI의 활용은) 거대 자본 없이 미국 할리우드 영화를 이길 절호의 찬스다. 그 기회를 부천에서 꽃 피우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서 진행된 ‘BIFAN 시리즈 영화상’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가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작품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감사하며 앞으로 영화를 열심히 만들겠다”고 소감을 전했으며, 제작을 맡은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는 “(BIFAN은) 어느 영화제보다도 빠르게 변화를 맞이한다. 영화라는 것에 대해 정의를 새롭게 하는 영화제”라며 “모든 배우와 스태프를 대신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올해 ‘BIFAN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 배우 손예진도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손예진은 “(이번 특별전 소개 영상을) 보는데 울컥하기도 하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BIFAN에 정말 오랜만에 참석하게 돼 기쁘고, 영화제에서 제 특별전을 만들어 주셔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20대의 손예진은) 거창할 거 없이 오디션을 보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단순한 꿈이지만 꿈을 이뤘다”고 웃어 보였다.
이날 개막식은 개막작 ‘러브 라이즈 블리딩’을 소개하며 마무리됐다. ‘러브 라이즈 블리딩’에서 주인공 루를 짝사랑하는 동시에 괴짜 같은 독특한 면모를 보여준 배우 안나 바리쉬니코프가 무대에 올랐다. 안나 바리쉬니코프는 “러브 라이즈 블리딩은 압도적인 창작물이었다. 뒤틀리고, 이상하고, 동시에 로맨틱한 이야기”라며 “사랑이 우리로 하여금 어떻게 극단으로 치닫게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다. BIFAN의 취지에 아주 잘 맞는 ‘스트레인지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한편, AI를 접목시킨 ‘BIFAN+’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제28회 BIFAN은 49개국 255편의 장·단편 영화가 오는 14일까지 스크린에 오른다. 상영작은 부천시청(어울마당·판타스틱큐브)·한국만화박물관·CGV소풍·부천아트벙커B39와 온라인 상영관 웨이브(wavve)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