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아이들 하루하루 달라진 모습에 뿌듯"
가정과 분리 최대 1년간 지원 받아
일상복귀 교육·심리치료·건강검진
퇴소후 사후관리 매뉴얼 수립 최선

"'엄마', '아빠'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7살 아동이 언어치료를 받고서 이제는 어른스럽게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수다쟁이가 됐어요."
지난해 12월 지역에서 처음 문을 연 인천시 피해장애아동쉼터의 김윤경(46) 센터장은 "아이들의 변화는 하루하루가 눈부실 정도다. 상처받은 아이들이 많은 관심과 애정을 받고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쉼터는 폭력·방임 등 학대피해를 입은 18세 미만 장애아동을 보호하는 기관이다. 인천시는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총 예산 27억원을 투입해 쉼터를 개소했다. 전국에서는 4번째다.
아동학대는 대부분 부모에 의해 이뤄진다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피해 아동은 가정과 분리된 쉼터에서 최대 1년간 교육·상담·심리치료·일상복귀 지원을 받게 된다. 입소 정원은 남녀 4명씩 총 8명이다. 현재 쉼터에는 남아 3명과 여아 1명이 머물고 있는데 연령대는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 등 다양하다.
입소 절차는 학대피해 아동과 가정의 긴급한 분리 조치가 필요한 경우 군·구나 장애인권익보호기관이 쉼터에 입소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김 센터장은 쉼터 역할에 대해 "아이들이 가정으로 복귀했을 때 이전보다는 원활하게 생활하도록 젓가락질 하는 법, 글씨 쓰는 법, 말하는 법 등을 하나씩 가르치고 있다"며 "아동의 정신 건강을 위해 심리·언어·미술 치료를 하는데, 방임으로 성장 과정에서 적절한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한 사례가 많아 가장 먼저 치과, 안과 등에서 건강검진을 받는다"고 했다.
센터에 입소한 아동은 안정적인 환경 속에 교육을 받으며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는 게 김 센터장 설명이다. 쉼터는 물론, 학교·병원·치료센터에서 아동들의 '보호자'로서 소임을 다하는 직원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한다. 쉼터에는 사회복지사인 생활지도원들과 조리사, 직원 등 12명이 아동을 돌보고 있다.
김 센터장은 "수저를 이용해 밥 먹는 법을 몰랐던 아이가 젓가락질을 하게 됐고, 단어를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아이가 이제는 '나 치료받고 올게요'라고 완벽한 문장을 말할 만큼 달라졌다"며 "치료를 받고 사회화를 거치면서 아이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장애아동은 성장기에 적절한 교육 훈련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올해는 쉼터 운영과 역할을 지역사회에 알리기 위한 기관 간 협력 체계 구축에 집중했다. 앞으로는 센터 특화 프로그램 발굴, 아동 퇴소 이후 사후관리 등에 초점을 맞춘 매뉴얼 수립에 힘쓰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김 센터장은 "퇴소한 아동이 잘 지내고 있는지, 다시 학대피해에 노출될 위험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는 것도 쉼터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며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다양한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