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에서 세계로, 앞으로도 원대로(元大路) 살것"


아임프롬인천 원대로 대표

아임프롬인천 서른번 째 주인공인 원대로(54·사진) 윌트벤처빌더 대표가 겪은 유소년의 인천, 청년 시절의 한국은 역동적이었다.

그의 친가는 함경도, 외가는 황해도 출신 실향민이다. 교사 출신 부친은 '아파트 건설 붐' 속에서 주안공단에 수입 목재 사업장을 차려 부를 이뤘다.

1970년대 남구(현 미추홀구) 주안동은 상전벽해라 할 만큼 변화 속도가 빠른 동네였다. 옹기종기 초가집이 늘어선 염전 마을은 양옥집이 채웠고, 주안에 정착한 이주민은 중산층 이상의 삶을 누렸다. 40~50년 전 주안은 인천의 신도시와도 같았다.

원 대표는 다문화,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보이스카우트 정신'을 유년기 주안에서 체득했다. 1970년대 설립된 한국스카우트 미추홀지역대 초대 단장 박상도씨는 미군부대 군무원이었다.

원 대표를 비롯한 한국스카우트 미추홀지역대 아이들은 용산 미군기지를 방문해 미군 자녀들과 어울리기도 했는데, 당시 아이들이 쉽게 경험하기 힘든 국제 교류의 장이었다. 원 대표는 1982년 8월엔 전북 무주에서 열린 '제8회 아시아 태평양지역 국제 잼버리'에도 참가해 28개국에서 온 타국 소년들과 함께 야영생활을 했다.

1991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한 원대로 대표는 해외여행 자유화에 발맞춰 세계 각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1997년 이후 외환위기 시절에도 삼성·대우 등 국내 대기업은 대학생 해외 탐방을 확대했다. 해외에서 국내 기업 공장을 견학하고 봉사활동을 벌인 자리에 원 대표가 서 있었다. 자연스레 세계로 눈을 넓히게 됐다.

대학 졸업 후 삼성물산에서 상사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IT·인터넷 기기를 러시아 시장에 팔았다. 2000년대 이후 국내외 유망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열풍이 불자 투자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2016년부터는 싱가포르에서 자신의 회사를 열고 자신의 경험을 살려 동남아시아로 진출하는 국내 스타트업의 컨설팅 활동 등을 이어오고 있다.

인천에서 자라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원 대표는 싱가포르 국적 재외동포다. 재외동포청을 품은 도시 인천을 애정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그에게 인천은 여전히 '기회의 도시'로 다가온다.

원 대표는 "아주 어릴 적부터 시작된 인천 주안에서의 기억과 인연으로 '으뜸으로 큰 길'(元大路)이라는 의미의 이름처럼 현재의 내가 가는 길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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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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