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海(해)가 만나는 영광의 시간
반달 모양 해안선 따라 '가마미 해수욕장'
수심 얕고 깨끗… 호남 대표 피서지 꼽혀
붉게 물드는 '백수 해안도로' 한 폭의 그림
'노을전시관' 전망대·VR 등 다양한 체험
'물무산 행복숲 황톳길' 맨발로 자연 교감
'2024 영광 방문의 해'를 맞아 1천만 관광객 시대를 내건 영광군은 '바다와 산, 하늘' 명소 삼박자를 갖춘 준비된 관광도시다.
대도시 광주에서 차로 30분이면 닿을 거리에 있는 영광에는 백수해안도로와 백제불교 최초도래지, 원불교 영산성지, 칠산타워, 매간당고택 등 가족·지인과 찾을 만한 볼거리가 많다.
가을에는 '영광 불갑산 상사화 축제'(9월13~22일)와 '영광 e-모빌리티 엑스포'(10월17~20일) 등 굵직한 행사·축제가 손님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가마미 해수욕장과 물무산 행복숲, 백수해안도로 노을은 '당일치기' 또는 '1박 2일'로 영광의 바다와 산, 하늘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알짜배기 여행 구간이다.
■ 해변가요제의 낭만 '가마미 해수욕장'
지난 1925년 개장해 100년 역사를 앞둔 영광 가마미 해수욕장은 호남 대표 피서지로 손꼽힌다. 영광에서는 송이도와 함께 지역 대표 해변으로 사랑받고 있다. 가마미 해변을 떠올리면 반달 모양으로 1㎞에 이르는 모래사장과 200여 그루가 뿌리내린 울창한 소나무숲이 아른거린다.
해변 수심이 1~2m 정도로 낮고 물이 깨끗해 어린이 동반 가족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송림을 울리는 솔바람 소리와 수평선 너머 한가롭게 떠다니는 어선들, 올망졸망한 섬들의 풍광이 한데 어우러졌다. 해수욕장 인근에는 뛰어난 해안 풍광을 자랑하는 '백수 해안관광도로'와 바다낚시터로 유명한 '돔배섬',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섬 7개가 일자형으로 수평선 위에 떠 있는 '칠산도'가 있다.
가마미 해변은 고즈넉한 풍경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물놀이장도 갖췄다. 4천744㎡(1천435평) 규모 물놀이장과 사각 정자, 몽골 천막 등이 가족 단위 방문객을 맞이한다.
지난해 가마미 해수욕장 이용객은 2만6천769명으로, 전년(2만5천38명)보다 1천731명(7%)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지난 2020년 해수욕장 이용객은 전년보다 4천명 가까이 줄었지만, 점차 가마미 해변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이달 10일 문을 연 가마미 해수욕장은 다음 달 18일까지 40일간 손님을 맞는다. 오는 8월2~3일 이틀 동안에는 가마미의 대표 축제인 '해변가요제'가 한여름 밤을 낭만으로 적신다. 영광군은 최근 화장실과 목욕장을 새로 단장하고 소나무를 더 심는 등 시설 안전 점검과 개·보수에 힘썼다.
■ 하늘에 그린 수채화 '백수 노을'
해변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놀이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서편 하늘은 붉은 노을로 물들여진다. 영광에서는 선명하게 타오르는 노을을 바라보기 좋은 공간이 즐비하다. 백수 해안도로에 걸친 노을전시관과 노을 광장, 백수 풍력발전소, 영광대교 등은 노을과 함께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낸다.
영광 노을전시관(백수읍 해안로 957)은 해 질 녘에 진가를 발휘하는 곳이다. 이곳은 8천800㎡(건축물 714㎡) 2층 규모로 조성됐다. 지난 2006년 조성사업을 시작해 2008년 완공했다.
지난해에는 8만명 가까운 관광객이 노을전시관을 찾았으며, 최근 5년간 전시관 방문객은 60만명을 넘겼다. 노을전시관에서는 노을뿐만 아니라 영광의 사계절과 사진·음악·문학 등 여러 주제를 담은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은 영광의 미래형 자동차 경주를 즐길 수 있는 VR(가상현실) 체험관과 사진 촬영 공간, 노을 전망대 등을 갖췄다.
영광군은 올해 '영광 방문의 해'를 맞아 노을전시관의 체험 시설 이용료를 연말까지 '반값' 할인하기로 했다. 체감형 VR 체험시설은 1인당 1천원, 사진 찍기는 5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로, 여름철(3~10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6~8월 토요일·공휴일에는 오후 7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매주 월요일과 1월1일, 설, 추석 등에는 휴관한다.
■ 삼대가 걷는 숲 '물무산 황톳길'
영광군 묘량면 덕흥리 물무산 행복숲에서는 험난한 오르막길 없이, 특별한 장비 없이도 자연과 교감하며 1만보를 거뜬히 걸을 수 있다.
물무산 행복숲은 삼대(代)가 함께 걷는 숲을 지향하며 조성한 종합 산림 복지 숲이다. 축구장(7천140㎡) 295개가 넘는 면적인 211㏊에 걸쳐 조성됐다. 행복숲 곳곳에는 2㎞에 달하는 맨발 황톳길과 편백 3천500여 그루가 자라는 편백명상원, 숲속 둘레길(10㎞), 유아숲체험원(2.5㏊), 소나무숲 예술원(2.0㏊), 가족명상원 등이 펼쳐진다.
맨발로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황톳길은 두 가지로 나뉜다. 발이 푹푹 빠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질퍽질퍽 맨발 황톳길' 0.6㎞ 구간과 '마른 맨발 황톳길' 1.4㎞ 구간이다.
질퍽질퍽 길은 겨울철을 앞둔 10월에 폐장하고 월동을 마친 뒤 이듬해 4월 다시 방문객을 맞는다. 영광군은 모래가 덜 섞인 영광의 깨끗한 황토를 500㎥ 사들여 황톳길에 수시로 보충하고 있다. 날마다 송풍기로 길 위 낙엽을 불어내고 매주 한 차례 이상 황토를 뒤엎는 등 매일 3~15명의 인력을 투입해 황톳길을 관리하고 있다.
맨발 황톳길은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 왕복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1만보를 걷기에 충분한 구간이다. 숲속둘레길은 각 지점을 잘 결합해 등산로를 짜면 1시간30분(6.7㎞)에서 길게는 2시간10분(10.0㎞)이면 다녀올 수 있다.
입구와 멀지 않은 곳에 260면 규모 1~2주차장이 있다. 1주차장을 포함해 2곳의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황톳길 입구에는 신발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과 세족장이 있다. 물무산에서는 입구를 포함해 3곳의 세족장을 이용할 수 있다.
물무산 황톳길의 장점은 내리막길 경사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발끝만 보고 내려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느릿느릿 걸으니 물무산의 빼어난 산세와 인근 흥곡저수지 물 위에 비친 햇살을 감상할 수 있다.
물무산 황톳길 방문객은 지난해 1월부터 10월 말 기준 9만7천487명으로, 전년 방문객(5만명)의 2배로 뛰었다. 하루 평균 방문객은 325명으로, 최다 방문객 2천214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광주일보=김창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