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마장면 이평1리서 배수구 막혀
폭우에 빗물 마을 안쪽으로 흘러들어
논에 모래·자갈 쌓이고 비닐하우스 피해
A기업 “몰랐다… 빠른 시일내 대책 마련”
“건물 신축과정서 하수관로의 배수구를 막아 빗물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 논에 모래·자갈이 쌓이고 애써 기른 오이는 다 못쓰게 됐습니다.”
이천시 마장면 이평리 일부 마을에 최근 1일 평균 50~80㎜(누적강수량)의 폭우가 쏟아졌는데 하수관로가 막혀 빗물이 농경지를 덮치는 등 주민들이 침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24일 마장면 이평1리 주민들에 따르면 A기업이 마을 인근에 건물을 지으면서 건물 앞 도로를 가로지르는 하수관로의 배수구를 막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인해 비가 오면 빗물이 건물 앞의 하수관로를 통해 빠져 나가지 못하고 마을 안을 지나 인근 농경지로 흘러들어가 논에 모래가 쌓이고 오이농사용 하우스가 침수됐다.
이천주 이장과 주민들은 “이 지역은 지대가 낮아 산등성 등의 물길이 계곡처럼 형성돼 있어 평소 빗물은 대형 하수관로를 통해 흘러나가 수년간 아무런 비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러나 A기업이 지난해 입주한 후부터는 비가 오면 막힌 하수관로로 인해 빗물이 새로운 물길을 내 농지로 흘러들어 피해를 입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A기업 관계자와 주민들은 마을안의 하수관로 맨홀을 열고 확인한 결과, 도로 곳곳에 빗물이 넘치는 것과는 달리 해당 하수관로에는 물이 흐르지 않았다. 그동안 많은 양의 빗물이 하수관로가 아닌 새로운 물길을 따라 농경지로 흘러들어간 것이 입증된 셈이다.
주민 박모(67)씨는 “약 5천㎡ 규모의 오이하우스 10여 동이 전부 침수됐고 창고에 보관돼 있던 박스 등도 못쓰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주민도 “논이 모래·자갈밭이 됐고 침수된 논의 작황도 엉망이라며 마을에 입주한 기업이 마을주민들에게 이렇게 해를 입혀도 되느냐”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A기업 관계자는 “건물 신축 후 입주해 하수관로가 막힌 것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대책 마련을 위해 경기도와 이천시 도로 관련 관계자들을 만나 복구계획을 잡고 있다. 임시방편이지만 더 이상 피해가 없도록 우수유입 방지턱을 만들었다. 비가 이어지고 있어 공사 진행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면사무소 관계자도 “기업, 마을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더 이상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