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핵심 현안인 영상문화산업단지 복합개발사업(2023년 1월9일자 8면 보도)이 수년째 첫 삽조차 뜨지 못하면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본격화하고 있다.
주민들은 사업 지연에 따른 대규모 시위 등 집단 행동마저 예고하고 있어 향후 시와 주민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4일 부천시 등에 따르면 영상문화단지 복합개발사업이 예정된 상동 일대 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개발 추진을 촉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일제히 내걸었다.
상3동 내 14개 아파트 단지에 걸린 현수막만 3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현수막에는 ‘시민 80%가 찬성한 영상단지개발사업 부천시는 당장 착수하라’는 글귀가 적혔다.
상동 아파트연합회 관계자는 “부천의 핵심 노른자위 땅이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며 “‘더 이상 안되겠다’고 여긴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현수막을 제작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2014년부터 시작된 영상문화산업단지 개발사업은 민간사업자 공모를 통해 2019년에서야 GS건설컨소시엄을 우선협약대상자로 선정했다.
2021년 ‘사업협약 체결’이 이뤄지며 본격적인 추진에 속도가 붙는 듯 했지만 정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해 시와 사업자 간 개발방향 및 사업성 등을 둘러싼 이견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이 때문에 개발사업은 착공이 예정됐던 2022년 이후 2년이 넘도록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개발사업이 계속 지연되면 집단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민 A씨는 “주민들의 요구는 이 비싼 땅을 흉물로 방치하지 말고, 하루 빨리 개발을 하라는 것”이라며 “조만간 SNS를 통한 주민소통 공간에서 중지를 모아 시에 입장을 전달하고, 이후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으면 피켓 시위 등 반발 강도를 높여가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업자 측과 여러 부분에 걸쳐 협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사업계획 등이 불확실한 상태”라며 “추진 시기의 문제보다는 사업을 그대로 진행할지 말지에 대한 재검토 과정을 거치고 있다. 빠른 시일 내 큰 틀에서 방향을 잡고, 주민들께 알리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천 영상문화산업단지는 상동 일대 38만2천743㎡에 4조1천900억원을 들여 영화, 만화, 영상, 주거, 상업 등 융복합단지를 조성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