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석


1983학년도 대입 학력고사 전국 자연계 수석을 인천 학생이 차지했다. 인천에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었다. 전국 1등 학생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 학생은 대학 교수를 꿈꾸며 서울대 물리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현재는 조금 엉뚱하게도 한의사가 돼 한약 산업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이번 아임프롬인천 31번째 손님 서영석(59·사진) 대한원외탕전협회 회장의 이야기다.

서 회장은 1965년 인천 산곡동에서 태어나 자랐다. 부평동초·부평동중·선인고 등에서 공부했다. 학창시절 서 회장은 궁금한 걸 참지 못했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관심이 많았다. 서울대 입학 후에는 강의실보다 길거리에서 투석전을 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서울대 4학년 재학 시절인 1986년 5월 18일 인천 동구 송림동에서 '5·18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시위를 주도해 구속됐다.

복학 후 대학을 마쳤지만 구속 이력 때문에 취업까지 이르지 못했다. 생계를 위해 사교육 시장에 뛰어들어 학원 강사로 일하다 16년 어린 후배들과 경쟁해 한의대에 진학했다.

면허 취득 후 개원하고 한의사로 진료 활동을 이어가던 중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으로 호출됐다. 한방 처방을 양약 형태 약품으로 개발한 모양으로 만든 '천연신약물' 처방권을 양의사에게만 부여한 보건당국의 정책과 맞서 싸웠고, 한의사도 엑스레이, 초음파 등을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물리학을 전공한 한의사 출신으로 TV 토론에 나가면 논리에서 쉽게 무너지는 법이 없었다.

토박이인 그는 30대 중반 넘어서까지 인천에서 생활했다. 현재는 인천을 떠나 살고 있지만 그는 자신을 "고향 인천을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다. 늘 고향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서울 변두리 도시가 아닌 국제적인 면모를 조금씩 갖춰가며 변화하는 고향의 모습을 보면 즐겁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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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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