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오상욱(대전시청)이 시상식이 끝나고 취재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4.7.27 파리/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오상욱(대전시청)이 시상식이 끝나고 취재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4.7.27 파리/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한국 선수단의 첫 번째 금메달이라는 이야기를 시합이 끝나고서 얘기해주셨어요. 그만큼 의미도 있고, 이번 메달이 저한테 아주 큰 영광을 안겨준 거 같습니다.”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펼쳐진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의 주인공 오상욱(대전시청)은 시상식이 끝나고 곧바로 이어진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이번 메달은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것이라 의미가 크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날 금메달 결정전에서 오상욱은 아슬아슬한 순간을 마주했다. 2피리어드 14-5에서 한 점만 더 얻으면 우승이 코앞인 상황이나,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가 맹추격하며 6점을 연달아 가져갔기 때문이다.

오상욱은 “진짜 온몸에 땀이 엄청났다. 긴장도 되면서 ‘설마 여기서 잡히겠어’라는 안 좋은 생각들도 났다”며 “그래도 코치 선생님이 뒤에서 ‘넌 할 수 있다’고 계속 이야기해줬던 게 큰 힘이 됐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예상치 못하게 볼라드 아피티(프랑스)를 꺾고 8강에 진출한 파레스 아르파(캐나다)는 오상욱이 마주한 가장 큰 변수였다.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선수가 아니다보니 아르파의 경기 성향 분석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게 한몫했다. 오상욱은 “그 선수의 데이터가 하나도 없어서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27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오상욱(대전시청)이 미디어센터에서 전 세계 취재진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4.7.27 파리/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27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오상욱(대전시청)이 미디어센터에서 전 세계 취재진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4.7.27 파리/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한국 펜싱에 전해온 남자 사브르 개인전 최초의 금메달. 오상욱은 지난 3년을 떠올리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지난 도쿄올림픽 때 단체전 멤버들과의 추억을 이야기했다.

그는 “김준호 선수와 김정환 선수가 은퇴할 때가 가장 생각이 난다. 같이 한솥밥 먹으면서 제가 이렇게 클 수 있었는데, 형들이 나가고 나니 엄청 큰 변화가 있었다”고 꼽으며 “(올림픽 메달을 딴 건) 형들의 덕이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남자 사브르 개인전 32강에서 아쉽게 탈락한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선수에 대해서는 “본길이 형은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긍정적인 사람”이라며 “(분위기가 다운되는)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이제 오상욱은 오는 31일(현지시간) 치러지는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또 한번 동료들과 함께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마지막으로 그는 “단체전은 뭔가 같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이 사람이 못한 걸 다른 사람이 메꿔주고 하는 그런 ‘맛’이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