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병만 사진전 '고려극장, 100년의 일기'

내달 6~25일 류가헌 갤러리 60여점 선보여

양병만
양병만 작가가 사진으로 담은 고려극장. /양병만 작가 제공

카자흐스탄의 최대 도시 알마티에 있는 '카자흐스탄공화국 국립 고려극장'은 나라를 잃고 러시아 연해주(블라디보스토크)로 이주한 고려인들이 1932년 극동 지역에 세운 최초의 한인 극장이자 공연단체다. 이후 스탈린의 고려인 강제 이주 정책으로 카자스흐탄으로 옮겨졌으며 1960년대 알마티에 둥지를 틀었다.

고려극장은 고려인 동포들의 고난의 역사를 함께했다. 홍범도(1868~1943) 장군이 말년에 경비로 일한 곳으로도 알려졌다. 알마티 외곽에 있던 고려극장은 2018년 카자흐스탄 정부가 시내 중심가에 새 건물을 마련해줬다.

사진가 양병만이 내달 6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청운동에 있는 사진 전문 갤러리 '류가헌' 1·2관에서 개최하는 전시 '고려극장, 100년의 일기'는 곧 100주년을 맞는 고려극장의 오늘날 풍경을 담은 사진과 각종 자료 60여 점을 선보인다.

양병만 작가는 2022년 1월부터 여러 차례 고려극장을 찾아 무대 안팎의 삶을 사진으로 해석하고 기록했다. 또 작가가 수집한 고려극장의 역사에 관한 자료와 영상 등도 이번 전시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작가는 고려극장을 조명한 이유에 대해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사는 나는 지금까지 한국인으로서 온전한 정체성을 지녔다고 믿었다"며 "하지만 고려극장을 방문한 이후 나는 나 자신이, 한민족의 복구되지 못한 반쪽임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작가는 "고려극장은 고려인의 삶에서뿐만 아니라 한겨레, 한민족의 디아스포라적 관점에서 그 의미가 크고 소중하다"며 "대한민국인 5천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인 2천500만, 900만 해외 한인을 아우르는 통합의 이름을 복원할 수는 없을지, 우리 한민족 한겨레의 디아스포라를 탐색하는 일은 그곳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시 오프닝 행사는 내달 14일 오후 5시에 열린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