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시대, 갈 길 먼 자전거 통근


승용차 통행량 감축, 대안 불구
도시간 도로 열악 등 이유 '외면'
국책사업 영향, 잘 갖춰진 한강
정부·시도 등 상급기관 나서야


경인아라뱃길 자전거도로 (16)
탄소중립의 실천 방안으로 자전거 분야를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자전거 출퇴근 시 도시간 접속도로망이 열악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서울과 김포, 인천을 잇는 경인아라뱃길 자전거도로에서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2024.7.28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탄소중립을 국제통상으로 압박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산업과 무역뿐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경제활동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서 탄소중립이 확산하면서 국가의 중요비전이자 새로운 글로벌패러다임으로 굳어가고 있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승용차 통행량 15% 감축'을 위한 수단으로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을 지목했다. 이 중 차로와 보행로 양쪽에서 다 환영받지 못하는 전동킥보드보다는, 일정 수준의 전용도로를 이미 확보한 자전거 분야를 중점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승용차 운전자들을 자전거로 유도하기 위한 핵심 과제는 출퇴근 수단으로서 가능성이다. 자전거로 집과 직장을 1시간~1시간30분만에 오갈 수 있다고 한다면 유지비도 많이 들고 상습 정체와 주차 전쟁에 시달려야 하는 승용차를 택할 사람이 많지 않을 테지만, 자전거가 통근 수단으로 차량을 대체해 나가고 있다는 데이터는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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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 고촌읍 자전거도로. 강 건너 일산이 지척이지만, 일산대교를 넘어가기가 쉽지 않다. 이곳뿐 아니라 경기 동부 이천시의 경우 인근 여주·양평·광주·용인·안성을 연결하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없어 차도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실제 자전거 이용자들은 출퇴근 때 자전거를 외면하는 원인으로 도시와 도시 간 열악한 접속도로망을 지적한다. 지자체마다 자전거도로는 확충하고 있으나 정작 경기도·서울·인천 등 광역지자체 간, 하다못해 바로 옆 도시를 연결하는 통로가 극히 제한적이어서 시간이 지체되고 사고위험이 따른다고 입을 모은다. 도심의 직장가나 산업단지 등 일자리 밀집지까지 제 속도로 이동하는 게 불가능하다고도 강조한다.

28일 복수의 지자체에 따르면 수도권 내에서도 한강 또는 한강지류와 접한 도시들은 그렇지 않은 도시보다 자전거도로망이 잘 갖춰져 있고 도시 간 연결도 수월하다.

남한강·북한강 영향권인 양평·여주·가평과 한강하구 고양·김포·파주, 경인아라뱃길이 흐르는 인천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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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선도로 기능을 할 수 있음에도 도시 간 연결도로망 부족으로 거의 레저용으로만 사용되는 경인아라뱃길 자전거도로.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이들 자전거도로는 기초지자체 예산이 아닌, 국책사업인 하천정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건설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전거를 통한 탄소중립 실현은 결국 정부와 광역지자체 등 상급기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만만치 않은 어젠다임을 시사한다.

한국교통연구원 측은 "자동차 중심인 현 도로교통체계에서 자전거 등 개인형 이동수단은 안전성과 편리성이 떨어지는 시설을 사용할 수밖에 없고 이는 개인형 이동수단 기피로 이어진다"며 "개인형 이동수단 이용을 활성화하는 건 교통혼잡, 온실가스, 에너지 소비, 소음공해, 도시공간 과다점유 등 여러 도시문제에 대응하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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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성·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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