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생활을 하면서 한 번쯤은 올림픽에 나가보고 싶었는데, 너무 늦게 나와 아쉽기도 하고 기대도 하고 그랬었습니다. (경기를 마치니) 그냥 후련합니다.”
한국 펜싱 플뢰레의 유일한 파리 올림픽 도전자, 하태규(34·충남체육회)가 아쉬움을 뒤로하고 “후배들을 위해 배턴을 넘기겠다”며 소감을 이야기했다.
하태규는 29일(현지시간) 오후 12시35분께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플뢰레 개인전 32강의 문턱을 아쉽게 넘지 못했다. 13-15로 카를로스 라바도르(스페인)에게 패하면서다.
1피리어드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하태규가 이끌고 갔다. 하태규는 시작하자마자 2점을 연달아 얻으며 7-4로 마무리했다. 2피리어드와 3피리어드에서는 접전을 펼치다 결국 13-15로 승기를 내줬다.
우승을 목전에 두고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던 하태규는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13-13 포인트에서 한 번 더 공격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나섰다가, 상대의 액션에 속았다. 오늘 경기 중 그 부분이 가장 아쉽다”고 떠올렸다.
그랑팔레에서 경기를 치른 소감에 대해서는 “굉장히 소리가 크고 웅장해서 긴장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다 내려놓고 임하니깐 편안하게 경기를 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일 수 있는 올림픽 무대에 초심으로 돌아가 임했다는 하태규. 그는 “이때까지 해보고 싶었던 것을 오늘 무대에서 다 하고 내려와 미련이 없다”며 “이제 후배 양성을 하며 (한국 펜싱에) 힘을 보태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