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을 하는 60대 여성이 병맥주가 터지면서 얼굴 2곳에 상처를 입고 눈도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성남시 중원구에서 감자탕집을 운영하는 배모(61·여)씨는 지난 18일 오전 9시께 주류업체가 배달한 병맥주·소주 각 두 박스를 식당 밖에 놔뒀다가 밤 11시께 안으로 옮겼다. 배씨는 병맥주의 경우 20개 한 박스를 통째로 옮기는 게 힘들어 먼저 10개를 카트에 담아 옮기고 나머지 10개는 박스째 안에 들여놨다고 했다.
배씨는 “먼저 옮긴 10개를 박스에 다시 담는 과정에서 한 개가 폭발하듯 터지면서 주둥이 윗부분이 순간적으로 튀어올라 눈 밑과 코 옆에 상처가 생겼고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 뜨기가 힘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배씨는 “너무 놀라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다가 정리 뒤 새벽 4시쯤 귀가해 아침에 성형외과에 갔는데 흉터제거를 위한 레이저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고 안과에서는 각막에 염증이 생겼으니 2주 정도 치료를 받으라는 처방을 했다”고 말했다.
배씨는 이후 주류업체에 연락했지만 별다른 답이 없자 성남시에 하소연을 했고, 시에서 연락하니까 OB맥주 지역담당자가 찾아왔다고 했다.
배씨는 “터진 맥주병, 진단서, 피 묻은 휴지 등의 증거물을 보여주며 책임자가 와서 대책을 세워달라고 했다”며 “이후 고객서비스 담당자와 함께 왔는데, 맥주병이 터지고 다친 것엔 동의하면서도 맥주병 검사를 하고 난 뒤 대책을 세워주겠다며 증거물만을 계속 요구했다”고 말했다.
배씨는 “처음 사고를 신고했을 땐 OB맥주 측에서 무시했다가 성남시청을 통해 항의하니까 연락이 왔다”며 “그래서 믿을 수 없다. 저는 성남시로부터 시민이 추천하는 모범상도 받은 적이 있다. 먼저 성의를 보이고 대기업답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OB맥주 측은 이에 대해 “소식을 들은 당일 상권 영업담당자가 방문해 바로 대응을 하고 이후 수차례 필요한 논의를 이어가는 등 지연 없이 절차대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깨진 유릿조각 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한데, 실물이 확보되는 대로 병제조업체나 공식 기관에 의뢰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겠다. 부상입으신 분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필요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