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흔든 5만년전 '딥 임팩트'… 지역경제 '빅뱅' 불러온다


지름 200m 운석 충돌로 지형 형성
국내 유일의 대체 불가 관광자원 가치
郡, 초계리에 '거점센터' 내년 개관
대암·미타산 등 '환종주탐방로' 준비
우주산업 기여, 국가적 지원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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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출간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는 '인류는 코스모스에서 태어났으며 인류의 장차 운명도 코스모스와 깊게 연관돼 있다. 인류 진화의 역사에 있었던 대사건들뿐 아니라 아주 사소하고 하찮은 일들까지도 따지고 보면 하나같이 우리를 둘러싼 우주의 기원에 그 뿌리가 닿아 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칼 세이건의 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주를 저 너머에 있는 그 광활한 무언가라고만 생각했을 뿐이다. 하지만 코스모스가 출판되고 대략 14년이 지난 어느 날 대한민국 경상남도의 서북부에 위치한 합천군에서 우주와의 연결고리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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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군 초계면~적중면 일대의 합천운석충돌구. /합천군 제공

합천군 초계면과 적중면이 우주의 운석충돌로 생성된 '운석충돌구'임이 밝혀진 것이다. 이곳은 약 5만년 전 지름 200m 정도의 운석이 지구와 충돌해 직경 7㎞ 정도의 거대한 웅덩이 형태로 형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초계면과 적중면 분지 142m를 시추코어 조사와 광물 분석을 통해 강력한 충격에 의해 변형된 암석인 '충격원뿔암'과 평면변형구조가 확인되는 석영 광물입자를 확인했고, 이는 초계-적중분지가 운석충돌에 의해 형성된 운석충돌구임을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가 되고 있다.

운석충돌구 충격원뿔암.
운석 충돌의 증거 충격원뿔암.

김윤철 합천군수는 국내 유일한 운석충돌구인 합천운석충돌구의 독보적 가치가 대체불가능한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보고 '합천 운석충돌구 관광인프라 구축'이라는 공약사업을 제시, 운석·지질을 테마로 한 세계적인 관광지 조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지난 2022년 10월부터 '합천운석충돌구 세계지질테마공원 조성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해 합천운석충돌구를 활용한 관광개발 구상안, 적합 부지 선정 등 사업 추진을 위한 기본계획을 도출했다.

또 용역을 통해 합천운석충돌구에 대한 관광 수요를 예측한 결과 합천운석충돌구가 매력적인 관광자원임을 확인했고, 개발 파급효과와 경제성 분석 결과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 관광자원 개발 타당성을 확보했다.

군은 합천운석충돌구 초기 관광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 사업으로 '합천운석충돌구 거점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거점센터는 합천군 초계면 초계리 194-2에 건립될 예정으로, 2025년 개관을 목표로 실시설계 절차를 수행하고 있다. 거점센터의 홍보 및 전시관을 이용해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지질 교육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체험형 관광을 제공할 예정이다.

합천 운석충돌구
합천운석충돌구 상공 패러글라이더 체험.

외부 활동에 중점을 둔 관광 인프라로 군은 합천운석충돌구 환종주 탐방로를 준비한다. 대암산, 미타산 등 초계·적중 일원 능선 33㎞를 연결해 '운석충돌구 환종주'라는 상징성을 극대화하고 운석충돌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조망 포인트를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높은 산들을 연결하는 대암산에서 미타산 구간을 중점적으로 정비해 조망권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이달 중 정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또 운석충돌의 증거를 지상에서 관찰할 수 있는 지점을 선정해 지오사이트 관람지를 조성하고, 충격원뿔암, 변형 구조 석영 등 전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을 준비 중이다. 확보한 지질자원은 거점센터에 전시한다.

합천군 대표 캐릭터인 '별쿵이'(이미지)를 이용해 초계면·적중면 일원에 상징조형물을 설치해 지역 경관을 개선하고 '운석충돌의 고장'이라는 정체성 확립을 강화할 예정이다. 8월에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세계지질과학총회에서 홍보부스를 운영해 합천운석충돌구 홍보 범위를 세계로 넓힐 계획도 하고 있다.

합천운석충돌구 관광안내소
합천운석충돌구 관광안내소.

다양한 인프라 구축이 진행되는 동안 합천운석충돌구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초계대공원(초계면 동부로 1240) 내에 관광안내소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이곳에는 학생 단체와 일반관광객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안내소에는 운석충돌로 형성된 지표의 표본과 충격용융암과 같은 실물 증거와 태양계 소개 등 패널 전시물이 전시돼 있고 해설사의 해설도 들을 수 있다. 현재 대암산 주차장에는 '별쿵이 포토존'이 설치돼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고, 내달 대암산 탐방로 정비공사가 준공 예정이어서 운석충돌구를 보다 면밀하게 탐방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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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쿵이.

경남연구원은 G·BRIEF를 통해 합천운석충돌구 관광개발의 국책사업화 필요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글로벌 브랜드 가치가 있고, 지역 관광 활성화를 통해 생활 인구를 증대해 지역 경제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운석충돌구가 우주와 가장 유사한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우주산업 육성에 기여할 수 있어, 합천군 단독으로 관광개발을 추진할 때보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합천군도 합천운석충돌구 관광개발사업을 국내 유일한 지질자원의 독보적 잠재력을 개발해 관광 인구 유입을 통한 지방소멸에 대응하고, 우주 산업 발달에도 기여할 수 있는 관광개발 사업으로 인지하고 있으며, 국가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건의할 예정이다.

김윤철 군수는 "지질학에 관심 있는 학문적 수요와 전국의 학생은 물론 교육과 흥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합천운석충돌구가 가치 있는 관광자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 구축과 내실 있는 콘텐츠 개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신문=조윤제기자,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사진/합천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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