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4년동안 세계 축구계를 이끌어갈 수장을 뽑는 국제축구연맹(FIFA)
제53차 정기총회가 29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다.

총회는 FIFA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로 정관에 따라 2년마다 한번씩 열리나
지난해 7월 브라질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특별총회가 한차례 열려 1년만에
다시 열리는 셈이다.

축구가 전세계인이 예외없이 즐기는 보편적 스포츠이기 때문에 FIFA 회원국
은 국제연합(UN) 회원국보다 더 많은 204개국에 이른다.

회원국마다 3명씩의 대표를 총회에 파견, FIFA 총회는 참석자만 600명을 넘
고 수행원과 취재진까지 합치면 수천명의 인원이 몰리는 매머드급 국제회의
다.

총회는 대개 지난 회차 총회 회의록 승인과 집행부의 활동보고, 그리고 각
종 사업에 따른 예산과 결산 보고, 각종 정관이나 규약 개정 승인 등이다.

그러나 이번 총회는 임기가 만료된 제프 블래터 회장의 후임을 선출하는 이
른바 '선거총회'라는 점에서 웬만한 안건은 관심 밖이다.

현 블래터 회장과 이사 하야투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회장의 맞대결로 펼
쳐질 이번 회장 선거 결과는 월드컵 우승의 향배만큼 뜨거운 관심을 모으
고 있다.

또 신임 회장 선거와 관련해 이번 총회가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정기 총회 하
루전인 28일 특별총회 일정이 잡혀 있다는 점이다.

28일 임시 총회는 특별히 FIFA의 재정 문제를 다루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
만 사실상 블래터의 선거 전략의 하나라는 분석이다.

마케팅 대행사 ISL의 파산에 이어 각종 추문으로 이어진 FIFA 재정문제에
대한 회원국들의 의혹 제기 등이 선거가 치러지는 정기총회에서 안건으로
올라오는 일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복안이다.

임시총회는 블래터 측의 소집 요구에 따라 열리는데 소집 절차의 적법성 문
제도 말끔히 해결되지 않아 분란의 여지가 있다.

정기 총회는 29일 오전 9시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블래터 회장의 환영사
로 시작돼 각종 안건 통과에 이어 맨 마지막 순서로 회장 선거를 치르도록
시간계획이 짜여져 있다.

회원국 중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회장으로 당선되며 1차투표
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과반수 득표자를 가리는 2
차 투표를 해야한다.

회장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부회장 및 집행위원 임명 절차가 이어지고 각
국 대표들은 하얏트호텔로 자리를 옮겨 만찬을 갖는 것으로 총회는 마무리
된다.

한편 FIFA는 25일 총회 등록센터를 열고 총회 체제로 돌입, 26일까지 전세
계 회원국에서 날아온 대표단을 맞는다.

이에 앞서 27일은 유럽축구연맹(UEFA).아시아축구연맹(AFC).아프리카축구연
맹(CAF).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남미축구연맹(CONMEBOL).오세아니
아축구연맹(OFC) 등 대륙별 축구연맹 관계자들은 총회에 앞서 각종 현안을
미리 논의하며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