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객들 기부할 '쌀 화환'으로 결혼 축하… 행복 두배"
미추홀구노인복지관에 200㎏ 전달
취약계층 연탄배달 등 10여년 나눔
활동영역 넓히기 다양한 방안 고민
"더 많은 분들과 봉사활동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봉사단 '비채나래'를 이끌고 있는 이지은(33) 단장은 지난달 20일 결혼했다. 이때 하객들로부터 받은 쌀 화환 200㎏을 최근 인천 미추홀구노인복지관에 기부했다. 이 단장은 청첩장에 꽃화환을 받지 않으나, 기부를 위한 쌀 화환은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 단장은 "매년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보니, 결혼식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 쌀 화환을 받기로 했다"며 "하객들뿐 아니라 김영솔루션 김동하 대표 등 기부에 동참해준 분들이 있어 더 많은 쌀을 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비채나래는 '비움', '채움', '나눔', '위로할 래(徠)'를 합해 만든 이름이다. 욕심은 비우고, 사랑을 채워 어려운 사람들과 나누자는 의미를 담았다. '래'는 '어루만져 달래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봉사활동이 서로에게 힐링이 된다는 의미도 있다.
이 단장이 봉사활동을 시작한 건 사회 초년생 시절인 2013년 12월이다. 매일 집과 직장만 오가는 생활에 변화를 주고 싶어 선택한 것이 봉사활동이었다. 그렇게 시작해 10여년간 인천과 경기지역에서 유기견 도움 봉사, 취약계층 연탄 배달 등을 진행했다. 노인복지관과 장애인 거주시설에서도 봉사활동을 했다.
이 단장은 "처음 비채나래에 단순 참가자로 시작했으나, 2019년부터 6년째 단장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봉사단 단장이라는 책임감과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이 활동을 이어가게 하는 원동력인 것 같다"고 했다.
비채나래는 월 1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봉사활동 참가자가 많이 줄었다. 현재는 100여명이 등록돼 있으며, 이 중 다수는 1년에 1~2차례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봉사단 활동 확대를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과거엔 단독 봉사활동을 주로 했다면, 최근부터는 다른 단체·기관과 함께 진행하는 활동도 많아지고 있다. 봉사단을 알리기 위한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엔 젊은이들의 거리인 홍대에서 봉사단 단복을 입고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는 봉사활동을 너무 거창하게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 단장은 "봉사활동을 하러 오는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과 대화하고 식사도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이라며 "봉사활동에 대한 심리적 진입장벽이 낮아졌으면 한다. 봉사단 단장으로서 많은 이들의 참여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