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끼' 모여 하모니… 공직사회 역량 발휘되길"


일부 곱지 않은 시선 책임감 더커져
객원멤버·서포터스까지 40여명 활동
창단 20주년… 열정있는 후배 찾아


공무수행
인천시 공무원 밴드 '공무수행'의 최유리 회장(왼쪽)과 서정하 전 회장. 2024.8.6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밴드 활동이 오히려 공무수행의 촉매가 됐네요."

최근 창단 20주년 기념공연을 무사히 마친 인천시 공무원으로 구성된 밴드 '공무수행'의 창단 멤버 최유리(52·보컬) 회장은 "공무원이 음악 활동을 한다는 것에 대해 일부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이러한 시선이나 뒷말 때문에 오히려 책임감을 느끼고 더 열심히, 두 배로 일을 해야 했다. 밴드 활동이 오히려 공직에 집중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20주년 공연을 마친 밴드 공무수행의 전·현직 회장을 인천시청 지하 1층 밴드 연습실에서 만났다.

공무수행은 2004년 7월19일 결성됐다. 밴드 부원을 구한다는 시청 내부 게시판 공지글을 보고 관심을 가진 10여 명이 시청 후문에 있는 순두부 전문식당에서 보쌈을 시켜놓고 첫 모임을 가진 날이다. 첫 공연은 2004년 12월21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가진 연주회가 공식 창단 공연이다.

현재 공무수행은 회원 20여 명이 3개 팀으로 나눠서 활동 중이다. 객원 멤버·서포터스까지 포함하면 40여 명이 함께하고 있다.

첫 모임 직후 밴드에 합류했다는 서정하(57·드럼) 전 회장은 2005년 10월21일 인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공무원 한마음체육대회'에서의 공연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당시 안상수 시장과 김동기 행정부시장, 모든 인천시 공무원이 참석한 행사였다.

서 회장은 "박수 소리와 함께 멋지게 연주를 마쳤고, 당시 차재국 공무수행 회장은 마이크를 잡고 연습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부탁했다. 김동기 부시장이 박수로 화답을 해줬고 체육관의 모든 공무원도 박수를 쳤다"고 했다. 시청 지하에 있던 이발소가 없어지고 빈 공간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공무수행의 차지가 됐다. 연습실을 찾아 떠돌던 방황도 끝났다.

 

인천시 공무원 밴드 '공무수행' 3기 멤버들이 지난달 19일 인천 부평구 락캠프에서 열린 밴드 20주년 공연에서 연주를 펼치고 있다. 2024.7.19 /공무수행 밴드 제공
인천시 공무원 밴드 '공무수행' 3기 멤버들이 지난달 19일 인천 부평구 락캠프에서 열린 밴드 20주년 공연에서 연주를 펼치고 있다. 2024.7.19 /공무수행 밴드 제공

공직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밴드 활동을 하지만, 합주를 한다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쌓이기도 한단다. 하지만 어려움을 이겨내고 무대에서 멋지게 합주를 완성했을 때의 기분은 그 어떤 말로도 설명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현직 회장의 공통된 이야기다.

최 회장은 "연주가 짝짝 맞아 들어가는 순간이 있는데, 그때 스트레스가 다 날아간다.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고 했고, 서 전회장은 "짧은 순간이지만 도파민이 팍팍 솟는 느낌이 정말 좋다"고 했다.

스무 살이 된 공무수행. 창단 멤버들이 속속 은퇴를 하고 있다.

"뒤를 이을 열정적인 후배들에게 바통을 넘기고 싶어요. '작은 끼'가 모여서 공직사회의 역량으로 발휘되고, 또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창구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서정하 전 회장)

"한 팀이 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혼자 즐기는 것과 다 함께 공연을 준비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그래도 보람이 무척 커요. 공무수행을 이어갈 후배들이 많이 참여해주면 좋겠습니다."(최유리 회장)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