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농구(KBL) 슈퍼스타, 서울 SK 나이츠의 센터 오세근(37·사진)은 인천 제물포고등학교 농구부 출신이다.
과거 제물포고등학교는 고교 농구계의 전통 강호가 아니었다. 인천에서도 라이벌 송도고등학교 농구부보다 비교적 덜 주목받았던 팀이다. 1998년 창단 이후 첫 우승은 3학년 오세근이 주전 센터로 뛴 2006년 8월 고려대총장배 전국고교농구대회였다. 오세근은 제물포고 농구부에 비로소 '명문' 타이틀을 붙인 주역이다.
중앙대학교 농구부 시절과 프로농구에서의 화려한 활약상과는 달리 인천에서의 성장기는 조용하고 차근했다. 길거리 농구에 푹 빠졌던 소년이 정식 농구 선수가 된 것은 다른 선수들보다 비교적 늦은 중학교 3학년 때다. 학창 시절은 '자유공원을 엄청 뛴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일 정도로 운동에만 집중한 모범생이었다.
서장훈, 김주성, 하승진 등 '토종 빅맨' 계보를 이은 오세근을 만든 건 "농구는 99% 노력"이라는 그의 성실함이다. 오세근의 부모님은 충북 청주에서 인천으로 이주해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30년 넘게 장사한 평범한 상인이었다. 부모의 성실함을 물려받은 듯했다.
오세근은 1987년 청주에서 태어나자마자 인천으로 올라왔다. 영화초, 인천안남중, 제물포고, 중앙대를 거쳐 2011년 KBL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안양 KGC 인삼공사에 입단했다. 데뷔 첫해부터 팀의 주전 센터로 활약하며 그해 KBL 챔피언 결정전 우승과 함께 MVP,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KBL 우승 4회, 챔피언 결정전 MVP 3회, 정규시즌 MVP,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4 인천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등으로 오세근의 선수 경력을 요약할 수 있다. 지난해 서울 SK 나이츠로 이적해 제2의 선수 인생을 시작했다.
팬들은 항상 오세근에게 "건강해야 한다"고 응원한다. '건강한 오세근은 아무도 막지 못한다'는 뜻의 별명 '건세근' 때문이다. 오세근은 "역시 건강한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우스갯소리처럼 말하며 "올 시즌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더 많이 응원하고 더 많이 격려해주시면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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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