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으로 안보공감 가교역할… 6·25 아픔 보듬었죠"
고졸 검정고시·사이버대 등 삶 개척
30여명과 월보 발간·동화 구연 봉사
18년째 거제 문인협회와 교류 '성과'
"듣는 대로 이해할 수 있는 나이 이순(耳順)을 훌쩍 넘기니 자연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냇가 물소리가 정겹기만 합니다."
김정희(67) 동두천문인협회장은 "젊은 시절 '60살이 넘으면 글을 쓰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늘 머리에 스쳤는데 드디어 일상의 행복을 찾게 됐다"며 "창작문학 활동이야말로 세대를 거슬러 자유로운 사고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13년 전 지인의 소개로 문인협회에 가입한 뒤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 회장은 "30년 동안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지치고 힘들 때마다 종이에 써내려간 글은 책과 더불어 위로가 됐고 오늘날 자신을 만들어준 소박한 자산이 됐다"고 설명했다.
1남 5녀 중 맏딸로 태어나 중학교 졸업장이 정규학력인 그는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학업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릴 수 없어 고졸 검정고시와 사이버대 학사 학위까지 취득해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했다.
'어린시절 문학소녀였으면 어땠을까'라며 가끔 상상에 잠겨보기도 했던 그는 2016년 12월 제3의 문학을 통해 시편으로 등단했고, 2021년 11월 착각의 시학에서 수필로 등단하며 이젠 어엿한 작가로서의 꿈을 이뤄냈다.
30여 명의 지역작가 회원들과 매월 한 번씩 만나 월보를, 연말이면 연보를 발간하고 어린이들에게 동화구연 및 학교마다 찾아가는 설화탐방 봉사활동으로 바쁘지만 지역을 벗어난 대외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경남 거제시 문인협회와 18년째 교류를 이어오고 있는 동두천문인협회는 지난달 6일 전쟁문학세미나를 동두천에서 개최하며 국토 최 남·북단 지자체가 문학을 통한 안보공감을 이루는 가교역할에 나서기도 했다.
김 회장은 "양 문인협회가 6·25 한국전쟁의 아픈 상처를 문학으로 어루만지며 치유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면역력 등대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 것이 동두천문인협회 자랑거리"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는 "어느새 고희를 바라봐야 할 나이지만 지나온 세월을 탓하기보다 내일의 행복이 기대된다. 자식들에게 엄마의 밥상을 차려주고 치열한 삶보다는 텃밭 야생화에 시선을 모으면 마음이 빠져든다"고 자연과의 동화를 꿈꾸고 있다.
김 회장은 "'진리는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이루는 날이 온다'는 가훈을 늘 머릿속에 가두고 있다"고 강조한 뒤 젊은이들에게 "'30년 후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를 한 번쯤 생각하면 오늘에 충실할 수 있다"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문인협회장으로서 앞으로도 30여 명 회원들과 마음을 모아 지역사회 울림공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동두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