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향년 69세로 별세한 ‘국내 1호 만화평론가’ 손상익 전 한국만화문화연구원장은 국내 만화 문화 산업 대중화 및 체계화에 기여한 인물이다.
고인은 1995년 (사)한국만화가협회에 ‘한국만화통사 편찬위원회’를 구성해 만화가 이두호, 이현세 등의 지원 속에서 한국만화역사를 통시적으로 서술한 ‘한국만화통사’(프레스빌, 1996)를 출간하는 등 만화 산업 대중화에 앞장섰다.
이 과정에서 편찬위원회를 확대 재편해 전문적 연구 기능과 학습 조직을 갖춘 한국만화문화연구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특히 연구원에서 ‘만화인명사전’, ‘만화가이드2002’ 등 기초 자료를 집필했으며 만화평론 매체 ‘코코리뷰’를 정기 발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했다. 또 2년 과정의 만화평론 학습 조직을 운영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각종 만화 관련 연구 및 전시 용역 사업 등을 진행했다.
2000년에는 IT 회사를 설립해 디지털만화 포털 ‘코믹플러스’를 운영했고, 출판 만화의 디지털화와 디지털만화의 유료화를 추구하는 등 각종 포털사이트에 콘텐츠를 제공해 온라인 만화의 서비스 시대를 열었다.
2010년 이후에는 인천 문화계에서 주로 활동했다. 화승총동호회, 인천황해문화행동대 등을 결성해 신미양요 때 강화도 일대에서 벌어진 광성보 전투(1871년)를 소재로 한 콘텐츠를 기획 제작했다.
당시 용병 역할을 했던 범포수들이 사용한 화승총을 실물로 복원하고 정부의 허가를 받아 사격 대회를 열었으며 일본 화승총보존회와 국제교류 활동을 전개했다. 이를 기반으로 역사 소설 ‘총의 울음’(박이정, 2014)을 집필했고 미디어 퍼포먼스 뮤지컬 ‘타이거헌터’(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2017)가 초연됐다.
한편 고인은 1955년 대구에서 태어나 영남고, 인하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중앙대에서 언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인일보와 문화일보에서 약 10년간 기자로 활동했으며, 1991년 스포츠서울에서 신설한 신춘문예 만화평론 부문으로 등단한 후 국내 공인 1호 만화평론가로 활동해왔다.
유족은 부인 우선희씨와 아들 석인, 석규씨, 며느리 김미소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이며 발인은 13일 오전 6시다. 고인의 뜻에 따라 화장 후 인천가족공원에 안장된다. (02)2227-7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