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있는 선수들… 전술 변화보다 정신 회복에 중점"


스리백에서 포백으로…늦기전에 변화
선수 절반 그대로 '동기부여 줄수 있어'
아직 강등권 '공격 지향' 선수들도 이해

최영근 감독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는 이달 초 새 사령탑으로 최영근(52) 한국프로축구연맹 TSG(기술연구그룹) 위원을 전격 선임했다. 지난 7월 초 조성환 전 감독의 사임 이후 1개월 만에 팀의 구원투수로 영입한 것이다.

2020~2022년 세 시즌 동안 인천의 수석코치로 활동했던 최 신임 감독은 자신의 프로 감독 데뷔전이었던 지난 10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리그 2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팀을 연패에서 구해냈으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놓았다.

첫 승의 달콤함을 뒤로한 최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17일 대전 원정경기를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14일 오후 인천 구단의 클럽하우스에서 최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최 감독은 제주전을 준비하면서 선수들에게 생각과 심리적 변화, 정신적 회복 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생각보다 선수들이 지쳐있어 보였고, 훈련할 때도 생동감이 떨어져 있는 부분도 있었다"면서 "전술적 변화보다는 정신적 회복, 또 심리적 변화를 가져가는 데 좀 더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최 감독은 제주전에서 인천이 쓰던 기존의 스리백이 아닌 포백으로 수비 포메이션을 바꿨다.

인천을 떠나 연맹의 TSG 위원으로 있으면서도 인천의 경기는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봤다는 최 감독은 "밖에서 봤을 때 전술적 변화가 빨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늦기 전에 과감하게 변화를 주고 싶었고, 선수들도 갈망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전달수 대표께서 소신껏 해달라는 말씀도 주셨다"면서 "이제 시작 하는 단계고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부분에 대한 의지가 강하지만,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면 겨울에 더 큰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화제를 감독 부임 과정으로 바꿨다. 그는 "제안이 왔고, 인천이 아니었으면 결정하지 못했을 거다. 전달수 대표께서 저에 대해 잘 알고, 임중용 단장도 그렇다. 또 2년 만에 왔는데, 40명의 선수 중 절반 정도는 제가 있을 때 선수들이었다"면서 "김건희나 최우진 등은 제가 스카우트에 관여했다. 이 선수들이 훈련을 열심히 했던 선수들임을 잘 알기에 제가 추구하는 변화로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대전 전을 앞두고 "아직 강등권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이기기 위해 가슴 펴고 나가야 하는 시점이다"면서 "내가 공격지향 축구를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해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겠다"고 밝혔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