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권 대구·전북 등과 승점 '근소한 차'
4시즌만에 '생존왕' 악몽… 피말리는 상황
인천은 지난 1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2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대전하나시티즌에 다소 맥빠진 극장골을 허용하며 1-2로 패했다.
인천이 대전에 패배한 건 2013년 3월 31일 경기(1-2 패) 이후 무려 4천157일 만이다. 인천은 올 시즌에도 대전을 상대로 한 2경기에서 모두 승리했지만, 이번 경기에서 패배를 떠안았다.
이달 초 인천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최영근 감독은 직전 26라운드 제주와 원정 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며 한숨을 돌렸으나, 이번 경기에서 우세한 경기를 펴고도 골키퍼의 실책성 플레이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시작부터 좋은 흐름을 타던 인천은 전반 35분 대전 김재우에게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허용하며 선제 실점했다. 흐름이 바뀌었지만, 후반 들어서 피치를 밟은 김보섭과 부상에서 복귀한 제르소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후반 15분 정동윤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문전의 무고사에 정확히 배달됐고, 무고사는 높은 타점의 헤더로 대전의 골망을 갈랐다. 분위기를 탄 인천이 더욱 대전을 압박했다.
인천 골키퍼 이범수가 볼을 걷어내다가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다. 결국 후반 35분 이범수 대신 민성준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정규시간이 지나고 경기는 무승부로 마무리될 걸로 예상되던 때 대전이 프리킥을 얻었다. 긴 프리킥이 인천의 문전으로 향했다. 이를 처리하려던 민성준이 수비수와 부딪히면서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곧바로 구텍에게 결승골을 헌납했다.
패배한 인천은 승점 28에 머물렀다. 이번 라운드에서 나란히 승리한 강등권의 대전, 대구FC(이상 승점 27), 전북 현대(승점 26)는 인천과 격차를 최소화했다.
2020시즌까지 거의 매해 극적으로 리그에 잔류하면서 '생존왕'으로 불렸던 인천은 2021시즌 8위에 이어 2022·2023시즌은 파이널A(1~6위)에 자리하며 '생존왕' 이미지를 떨쳐낸 바 있다. 하지만, 인천은 다시 피말리는 강등권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최영근 감독은 대전과 경기 후 "경기는 의도한 대로 잘 끌고 갔지만 파이널서드지역에서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그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최선을 다해 이기기 위해서 노력 중이다. 크게 염려하지 않고 지금의 모든 부분을 조금씩 개선하면서 방향을 잡고 나서겠다"고 말했다.
인천은 오는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전북과 리그 28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패한다면 최하위로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최영근 감독과 인천은 홈 팬들 앞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