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쉽게 읽는 메뉴판… 사회적 약자 배려하고파
정보 취약층 편리한 상점 이용 목적
지역내 5곳 '공감대' 이음상점 표시
2학기땐 더 많은 가게에 확대 계획도
"어떻게 하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도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 전공(사회복지학)을 살려서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지난해부터 인천시중구장애인종합복지관(이하 중구장애인복지관)에서 대학생봉사단인 '윤슬 서포터스'로 활동하고 있는 대학생 이재렬(24)씨의 다짐이다. 윤슬 서포터스는 지역 장애인과 주민들의 행복한 일상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봉사하는 대학생들의 모임이다. 인천 등 수도권에 있는 대학의 학생들이 동참하고 있다.
최근 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활동은 '누구나 쉬운 메뉴판' 제작이다. 중구장애인복지관과 함께하는 이 활동은 장애인을 포함한 정보 취약계층이 어느 상점이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들을 위한 메뉴판을 만드는 작업이다. 이런 취지에 공감한 가게 등에 '이음상점'이란 이름을 붙였다.
이씨는 "윤슬 서포터스는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직접 기획해 운영하기도 한다"며 "최근 다른 지역에서도 '알기 쉬운 메뉴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누구나 쉬운 메뉴판이 많아지는 흐름인 만큼, 중구장애인복지관 주변에 동참을 허락한 가게들을 대상으로 메뉴판을 만들게 됐다. 누구나 편하게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받는 등 생활 속 불편함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현재 누구나 쉬운 메뉴판은 찬누리닭강정, 노성호 빵집, 모미락 용현점, 탕화쿵푸 마라탕 동인천점, 다시 봄 디저트카페 등 5곳에 전달했다. 이해하기 쉬운 언어와 그림으로 구성한 만큼 정보 취약계층도 한눈에 메뉴를 파악하고 주문할 수 있다. 메뉴판 제작부터 검수까지 모든 작업에 윤슬 서포터스가 함께해 의미도 남다르다. 조만간 누구나 쉬운 메뉴판 효과 검증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외에 윤슬 서포터스가 해온 활동은 다양하다. 전국장애인문학공모전 행사 봉사, 우리 동네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사회적 약자들의 생활에 지장이 되는 물리적인 장애물이나 심리적 장벽을 없애는 것) 지역 안내도 만들기, 사랑애(愛) 바자회, 그 밖의 다양한 관계 형성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씨는 "누구나 쉬운 메뉴판 제작이 아직 초기 단계라 5곳만 선정했지만, 2학기에는 다른 가게들을 대상으로도 모두의 눈높이에 맞는 메뉴판을 만들려고 계획 중"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에서 다양한 봉사활동과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