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중이면 한차례 연임으로 본다'
신설된 조항 수정안 부결·심사보류
現 대표, 새 후보로 나설 수 없게 돼
집행부 "시의회, 인사권 침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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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광주시의회에서 제31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2024.9.9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광주시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의 수정 내용을 놓고 광주시와 광주시의회가 대립하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9일 열린 제31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상임위원회(행정복지위원회)를 거쳐 수정된 개정 조례안에 대해 찬성 5명, 반대 1명, 기권 4명, 불출석 1명으로 부결 처리했다.

조례안이 부결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곧바로 수정 이전의 개정 조례안에 대한 심사 보류를 신청했고 조례안은 표결 결과 8대 1로 심사 보류됐다.

노영준 의원이 당초 발의했던 개정 조례안에서는 문화재단 정관을 통해 대표이사 임기를 2년으로 하고 1회 연임한다고 규정했다. 또 부칙 제1조로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행정복지위원회를 거치면서 수정된 조례안에는 부칙 제2조(대표이사 연임 제한에 관한 적용제)가 신설됐다. 조례 시행 당시 정관에 따라 '연임 중인 대표이사는 이 조례에 따라 한 차례 연임된 것으로 본다'는 조항이 새롭게 추가된 것이다.

시와 시의회가 현재 다투고 있는 조례안 내용은 부칙 제2조다. 수정 조례안에 따르면 현 광주시문화재단 대표는 새 대표(연임) 후보로 나설 수 없다. 집행부는 해당 조항이 현 대표이사를 해임하기 위한 조례안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조항이라며 시의회의 인사권 침해로 보고 있다.

특히 광주시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6조 제2항에는 정관을 변경코자 할 때에는 의회의 '협의'를 거쳐 시장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돼 있다.

이에 시는 재단의 정관을 개정코자 할 경우 시의회 '의견'을 고려해 시장이 승인해야함을 규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해당 규정이 시의회의 '의결'에 귀속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란 입장이다.

시는 법제처의 의견 사례에서도 문화재단 조례를 개정해 재단 대표이사 임명 시 지방의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규정은 '지방자치단체 출자, 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및 '민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제시하고 있어 문화재단 대표이사 임명에 관한 사항은 '조례'가 아닌 '정관'으로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024 제20회 WASBE 세계관악컨퍼런스'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현 대표이사의 거취 문제로까지 확대된 조례안의 수정안을 놓고 한 시민단체 대표는 "대표이사의 연임 문제를 떠나 그만두더라도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줘야 되는 것 아니냐"며 "마치 강제로 퇴직하게 만드는 건 문제가 있다. 시의회와 집행부간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과 시의원간의 싸움으로 번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