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내 천성… 힘들수록 더 열심히 돕고 싶어요"
봉사만 30년째, 70여명 회원과 활동
최근 가정붕괴 절감… 활동 더 매진
전문성 갖춘 후배들 양성 '미래의 꿈'
"천성인 것 같아요. 20대 때부터 시작했으니, 이제는 자기수양이라고 생각해요."
포천에서 자동차대리점을 운영하는 김승진(56)씨는 "그저 남과 나누는 게 좋아 시작한 게 올해로 30년째"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바쁜 시간을 쪼개 현재 70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포천사랑나눔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이 처음 봉사에 눈을 뜬 건 1994년으로, 그의 나이 갓 스물여섯 살 때다. 집안 형편으로 학업을 중단해야 할 처지에 있는 어린 학생들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한다.
이제 사회 초년생으로 본인도 힘든 상황에 친구들과 돈을 모아 당시 실업고에 재학 중인 학생 2명을 지원한 게 봉사 인생의 시작이었다. 이후 4년 뒤 갑자기 닥친 IMF 사태로 큰 고비를 맞기는 했으나 매년 학생들을 지원하는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
포천사랑나눔회를 조직한 것도 김 회장이다. 2011년 포천지역 기업인들과 뜻을 모아 지역 소외계층에 희망을 전하는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기존에 하던 장학사업들에 부담은 더 커졌지만, 그는 "해야 하는 일"이라고 여겼다.
김 회장은 지난 8월에도 회원들을 이끌고 홀몸 어르신을 돕는 일에 나섰다. 집중호우에 내리친 낙뢰로 불에 탄 집을 고쳐주는 일이었다. 어르신은 불에 그을린 집에서 그동안 홀로 지내고 있었다고 한다. 솜씨 좋은 이들의 손길로 집은 새집처럼 말끔해졌고 생활하기에도 한결 편리해졌다.
김 회장은 "이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최근에 소년소녀가장부터 결손가정, 홀몸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는 걸 절감하고 있다"며 "그럴수록 우리가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이 일에서 은퇴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그는 봉사의 전문성을 위해 후배를 양성하는 일을 걱정하고 있었다.
김 회장은 "우리 사회가 발전할수록 어두운 면도 커지면서 이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예전처럼 그저 획일적으로 돕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 같아 현장에서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봉사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포천/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